먹튀검증소 스포츠뉴스 출전 기회 적은 이강인,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다

세계 축구계의 유망주로 각광받은 이강인(발렌시아)의 2019-20시즌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선발보단 주로 후반 조커 자원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단에서 애지중지하며 육성한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다. 2018년 10월 31일 스페인 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에서 출전하며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최연소 데뷔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어린 나이에도 존재감을 발휘한 이강인은 2019년 1월 발렌시아 정식 1군 프로 계약을 맺었다.

이강인의 이름을 더욱 알린 것은 지난해 6월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이다. 당시 만 18살의 이강인은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MVP)을 수상했다. 20세 이하 연령별 대회였지만 자신보다 2살이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이강인은 유럽 다수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했다. 이강인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적을 추진했지만 발렌시아 구단의 반대에 막혀 잔류해야 했다.

주전 경쟁서 밀린 이강인, 주로 후반 교체 출전   

한편으로 이적을 가로막은 것은 이강인을 중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이강인의 2019-20시즌은 더욱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현실은 180도 달랐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시즌 초반 성적부진으로 물러나면서 알베르트 셀라데스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셀라데스 감독 체제 아래 바르셀로나전(23분), 첼시전(1분), 레가네스전(31분)에서 모두 후반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지난해 9월 26일 헤타페와의 라 리가 6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이강인은 전반 39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발렌시아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득점자(18세 218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이강인은 서서히 경쟁에서 밀렸다. 셀라데스 감독은 부임 초기 4-4-2와 4-3-3 포메이션을 병행했지만 결국 4-4-2를 고집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강인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4-3-3에서는 중앙 미드필더인 메짤라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것에 반해 4-4-2 포메이션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강인의 주 포지션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다. 측면 윙어로 뛰자니 주력이 부족했고, 2명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적은 활동량, 수비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수비보단 공격력이 더욱 뛰어난 이강인에게 셀라데스 감독의 전술과는 상극일 수밖에 없다.

좌우 측면에서는 페란 토레스, 카를레스 솔레르, 곤살로 게데스, 데니스 체리셰프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최전방 투톱은 막시밀리아노 고메스, 로드리고 모레노, 케빈 가메이로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성장세 더딘 이강인, 경기 출전 위해 올 여름 이적 단행할까

지난달 30일 셀라데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보로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강인으로선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초반 2경기에서 결장했으나 지난 8일 바야돌리드와의 라 리가 35라운드에서 후반 44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후 36라운드 레가네스전에서 교체로 16분, 37라운드 에스파뇰전에서는 가메이로와 함께 투톱으로 배치돼 모처럼 선발로 뛰었다. 그리고 이강인은 최종전인 38라운드 세비야전에서 후반 26분 교체 투입, 19분을 소화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이강인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24경기(2득점)에 나섰는데 선발 출전은 겨우 6경기에 불과했다. 라 리가 3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 코파 델 레이 2경기뿐이다. 출전 시간은 총 696분. 90분 풀타임으로 환산할 때 8경기가 채 되지 않는다. 1시즌 동안 8경기에 출전했다면 사실상 팀에서 전력 외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이강인의 활약이 크게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적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넓은 시야를 이용한 감각적인 패스, 발재간, 볼 간수, 왼발 킥 감각을 선보이며 충분히 라 리가에서 통하는 재능임을 입증했다. 더구나 아직 2001년생으로 만 19살에 불과해 발전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계약은 2022년 6월까지다. 이쯤이면 과감한 선택을 내려야 할 때다. 지난 2시즌 동안 이강인의 성장세는 다소 멈춘 모습이다. 유망주 나이에 꾸준한 출전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

지난 17일 스페인 언론 <카데나세르>는 "발렌시아가 프란시스 코클랭과 이강인을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 마르세유, 독일 도르트문트, 스페인 레반테 등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인생에 있어 중요한 기로에 놓인 이강인이 올 여름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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