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국이 포기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폴란드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 냈다. 비록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하며 패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좋은 예행연습이었던 폴란드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28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폴란드 호주프에 위치한 실롱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아일랜드전에 이어 2연패를 기록하며, 유럽 팀들과의 격차를 실감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과정과 결과를 모두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패배를 했으니 결과는 실패이다. 하지만 폴란드전을 통해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은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다.

경기가 열린 실롱스키 경기장은 약 5만석 규모의 경기장이다. 이날 폴란드전의 공식 집계관중은 5만 3,129명이었다. 월드컵 본선 경기에 버금가는 관중 수였다. 또한 극소수의 붉은악마를 제외하면 모두가 폴란드를 응원했다. 경기 중계를 맡았던 SBS의 배성재 아나운서는 "폴란드가 골을 넣을 때 함성소리로 중계가 힘들었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사실이었다.

폴란드의 국가가 울리자 모든 관중들은 카드섹션을 펼쳤다. 카드섹션은 폴란드 국기를 완성시켰고, 장관이었다. 경기내내 끊임없이 응원가를 부르며 한국의 기를 꺾었고, 전반전에만 두 골을 넣으며 한국을 압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후반 40분, 이창민이 추격을 알리는 중거리포를 날렸다. 폴란드 골키퍼가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궤적이었다. 이어 박주호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역전을 기대해도 좋을 정도로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다. 완벽한 승리를 예감하고 자리를 뜨던 폴란드 관중들은 동점이 되자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지엘린스키에게 공간을 내줬고,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나오면 안될 장면이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추가시간 실점에 대해 "정신력과 집중력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같았다. 손흥민은 "2-2로 따라가는 장면은 좋았다"면서 "하지만 월드컵까지는 시간이 있다. 오늘 나왔던 실수가 월드컵에서 나와서는 안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점골의 주인공 황희찬은 '월드컵 분위기'에 주목했다. 황희찬은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 "월드컵을 경험했던 형들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순간 부터 월드컵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면서 "때문에 폴란드전은 실제 월드컵 경기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보완할 점들을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폴란드전에서 '결과'만 가져오지 못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 평가전이었고, 분위기를 살려 러시아까지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신태용호는 0-2를 2-2로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고, 5만 관중 앞에서의 '월드컵 예행연습'을 통해 월드컵 본선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