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토토 뉴스 '캡틴' 기성용을 떠나보내며..벤투가 받은 과제 

또 한 명의 '캡틴'이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기성용(30·뉴캐슬)이 은퇴를 선언했다. 기성용은 지난 30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보낸 서신을 통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라는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을 내려놓으려고 한다"며 은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하려 했던 기성용은 파울루 벤투(50) 대표팀 감독의 만류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부상당해 중도 하차, 자신의 마지막 국제 대회를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벤투호 역시 8강에서 탈락하며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무산됐다.

소속팀 뉴캐슬로 조기 복귀한 기성용은 미뤄 뒀던 은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축구 인생에서 국가대표는 무엇보다 소중했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지난 아시안컵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님의 지도 아래 동료들과 후배들이 힘을 모아 극복하리라 믿는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기성용이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 주길 바랐던 벤투 감독에게는 아쉬운 결정이다. 그러나 기성용의 결심은 굳건했다. KFA에 보낸 공식 서신 외에도 기성용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제는 이 자리를 내려놓으려 한다. 돌이켜 보면 부족했던 부분이 참 많았는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며 "내가 계속 자리를 지키는 것이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동안의 심경을 전했다. 기성용은 늘 대표팀의 중심이었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에게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기성용이 빠져야 스피드가 살아난다' '기성용 때문에 공격 템포가 느려진다' 등 기성용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기성용이라고 이런 비난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에 제 자신을 돌아보며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다. '이제는 떠나는 게 맞구나'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라고 담담하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떠나기로 결정한 사람을 막을 수 없지만, 기성용의 은퇴가 벤투 감독과 대표팀에 큰 고민을 안겨 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아무리 숱한 비난을 받아도 기성용이 없는 경기는 '티'가 났다. 아시안컵 8강 탈락의 힘든 고비에서 기성용까지 떠나보내는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기성용의 뒤를 이을 선수들을 키워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벤투 감독이 받은 과제다.

해결하기 쉬운 과제는 아니다. 포지션을 떠나 기성용이 갖고 있었던 '캡틴'의 존재감 때문이다.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 친선경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까지 무려 세 번의 월드컵을 경험하며 대표팀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A매치 110경기 출전으로 차범근·홍명보(이상 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김호곤(이상 124경기) 조영증(113경기)에 이어 A매치 최다 출전 8위다. 무엇보다 2015 아시안컵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장을 맡아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들을 이끌면서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기성용의 은퇴는 곧 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이다. 기성용은 "앞으로 대표팀이 젊고 신선한 팀으로 변화할 것이라 믿고 기대하고 응원하겠다"며 "이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지만, 밖에서 항상 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또 "지난 아시안컵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벤투 감독님의 지도 아래 동료들과 후배들이 힘을 모아 극복하리라 믿는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원하겠다"고 덧붙여 팀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물론 태극마크를 내려놨다고 해서 축구선수 기성용의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기성용은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축구선수로서 경력이 끝날 때까지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그라운드에서 계속 활약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