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토토 뉴스 "안 피곤하다고 하면 거짓말"…손흥민은 11월 초에도 똑같이 말했다 

“안 피곤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손흥민은 14일 UAE 아부다비에 있는 대표팀 숙소에 합류한 뒤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이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는 아시안컵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유례 없는 강행군을 했다. 12~1월, 한 달 보름 남짓한 시간에 토트넘이 치른 13경기를 전부 출전했으며 그 중 선발이 12번이다. 9골 6도움을 챙기며 생애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매 경기 평균 75분을 3~4일 간격을 뛰었기 때문에 그의 체력에 우려를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벤투호에 합류하기 직전 두 경기에서의 손흥민 모습은 예리함이 다소 떨어져 있었다. 손흥민은 “내가 토트넘에 3일 간격으로 뛰었다”며 “이번에도 (14일 맨유전 뒤)사흘 만에 경기한다. 패턴으로는 몸에 익힌 상황”이라며 “잘 하면 문제 없을 것 같다. 몸 상태는 문제 없다. 경기 끝나고 피곤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안 피곤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란 발언은 어디서 들어봤던 말이다. 시간을 2개월 전으로 돌리면 답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11월7일 PSV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 경기 뒤 이와 똑같은 얘기를 했다. 손흥민은 당시 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뒤 “힘들다는 것은 어쨌든 핑계일 것”이라며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고 했다. 이어 “함든 상황으로 쭉 가긴 가는 것 같다. 워낙 경기가 계속 있다보니까…”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PSV전 당시 몸이 녹초가 된 상황이었다. 5월 월드컵 대비 국내 훈련~6월 오스트리아 전훈, 러시아 월드컵~7월 토트넘 참가한 미국 ICC컵 참가~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 및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합류~9월 국내 A매치~10월 국내 A매치로 이어지는 살인적인 강행군의 끝자락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결정적인 순간 예리함이 떨어져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PSV전 당시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기록은 0골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한 마디로 그라운드에 서 있으나 제대로 뛰지 못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11월 중순 벤투호의 호주 원정 2연전을 쉬면서 2주간 재충전을 하게 된다. 푹 쉬면서 손흥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A매치 브레이크 직후인 25일 첼시전에서 ‘이달의 골’로 뽑힌 50m 드리블 골을 폭발시키더니 12월부터는 거침 없이 질주했다. 12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라 수상을 다투기도 했다. 중국 타이탄스포츠와 호주 폭스스포츠아시아가 공동 제정한 ‘아시아 최고의 선수’를 4번째 수상하는 발판이 됐다.

손흥민은 쉼 없는 행군의 끝자락에 지금 서 있다. 그런데 현실이 그를 마음 편하게 휴식하도록 놔두질 않는다. 2연승을 하긴 했지만 대표팀 경기력이 질타를 받고 있다. 중국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C조 2위가 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앉는 것은 물론 8강에서 이란과 결승전 같은 한판 승부를 준비해야할 지 모른다. 밤새 비행하고 중동에 도착한 손흥민이 당장 16일 중국전부터 가동될 지 모르는 이유다. 손흥민은 “선수라면 언제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중국전 출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안 피곤하다면 거짓말”이라는 그의 화법을 가볍게 봐선 안 될 것 같다. 손흥민은 두 달 전에서 똑같은 말로 자신의 현실을 넌지시 알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면서 살아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