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토토 뉴스 벤투호, 천천히 가는 연습 필요하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경기였다. 대승으로 조 선두를 되찾기를 바랐던 경기에서 한 골 차의 진땀 승리를 거뒀고, 수없이 많은 찬스에서도 이를 결과로 바꾸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마음이 급한 게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아시안컵 C조 조별 라운드 2차 키르기스스탄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다.

한국이 조급했다. 0-0 상황이면 언제든 승리와 가까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마치 지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급했다. 심지어 김민재의 헤더로 포문이 열린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공이 오면 곧바로 무언가를 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선수들의 머릿속을 채운 듯했다. 상황이 유쾌하지는 않았기에 더 열심히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겠으나, 어떠한 면에선 이 급한 마음이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든 셈이었다.

빨리, 더 많은 골을 넣어야한다는 마음은 오히려 좋은 기회를 계속해서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졌고, 그럴수록 선수들의 강박관념과 조급함은 점점 상황을 악화시켰다. 전반과 후반 이청용과 황희찬이 맞이한 찬스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의 부족함이라기보다는 팀 전체가 갖고 있던 다득점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너무 큰 힘을 부른 셈이다.

사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 있는 건 한국이다. 그래서 갖고 있는 경기력 자체로 차분히 붙으면 언젠가는 그 틈이 생길 수 있었다. 물론 이는 마음처럼 쉬운 건 아니다. 키르기스스탄이 초반부터 라인을 올리고 맞불을 놓으며 거세게 저항했고, 한국으로선 지난 필리핀전에 이어 이번에도 다득점 물꼬가 터지지 않자 계속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국은 점점 더 급해졌고, 그럴수록 경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앞선 두 경기 모두 한국은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이 아니라, 빨리 대승을 만들어야하는 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한국 스스로와 싸웠다. 그러다보니 몸이 무거웠고, 급했으며, 늘 해야 할 게 많았다.

어쩌면 조별 라운드 3차 중국전도 그런 모양새가 될 공산이 크다. 만약 0-0의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면, 한국으로선 조2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급해지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선수들의 발등과 어깨에 큰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중요한 건 천천히 가는 거다. 필리핀이 그랬고 키르기스스탄이 그랬듯,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어가며 승부해도 한국의 실력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

너무 급할 필요 없다. 어렵겠지만, 급한 상황일수록 더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 그러면 바라면 대승은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