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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천재 바둑소녀' 김은지(16) 6단이 마침내 '바둑여제' 최정(26) 9단의 벽을 넘어섰다.

여수 세계섬박람회 주장인 김은지는 29일 저녁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4라운드에서 보령 머드의 주장 최정을 상대로 243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날 흑을 잡은 김은지는 초반부터 백을 공격하며 판을 주도한 끝에 완승을 거뒀다.

2020년 1월 입단한 김은지는 데뷔 때부터 '미래의 바둑여제'로 평가받은 특급 유망주다.

불과 3년여만에 여자랭킹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김은지는 지난 25일 제1기 조아제약배 루키바둑 영웅전 결승에서 권효진(19) 6단을 꺾고 정상에 올라 여자기사 최초로 종합 신예기전에서 우승하는 신기원을 이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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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동안 김은지에게 최정만큼은 넘지 못할 거대한 벽이었다.

김은지는 10년 가까이 여자랭킹 1위를 지키는 최정을 상대로 8전 전패를 당했다.

바둑 내용도 상당히 뒤졌다.

하지만 이날은 내용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일방적인 승리를 안았다.

이 대국을 바둑TV를 통해 해설한 백홍석 9단은 "김은지가 너무나 잘 둔 바둑"이라며 "이전에는 김은지가 느슨한 점이 있었는데 오늘은 시종일관 최정을 몰아붙였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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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최정은 지난해부터 여자기사를 상대로 22연승을 달리다 제동이 걸렸다.

최정과 김은지는 다음 달 22일부터 2023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 결승 3번기에서 맞붙는다.

116개월 연속 랭킹 1위인 최정의 오랜 독주로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여자바둑 판도에 김은지가 균열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