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 고프 vs '파워' 사발렌카…US오픈 여자단식 결승 격돌(종합)
19세 고프,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도전…체력·스피드 강점
사발렌카, 시속 196㎞ 강서브 앞세워 올해 호주오픈 우승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6천500만 달러·약 857억6천만원) 여자 단식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세계 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와 홈 코트의 코코 고프(6위·미국)가 맞대결을 펼친다.
고프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무호바(10위·체코)를 2시간 3분만에 2-0(6-4 7-5)으로 물리쳤다.
이어진 준결승전에서 사발렌카가 2시간 32분 동안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매디슨 키스(17위·미국)에게 2-1(0-6 7-6<7-1> 7-6<10-5>) 역전승을 거두면서 결승 대진이 완성됐다.
2004년생으로 19세인 고프는 미국 테니스 '신성'으로 주목받는 선수다.
2019년 윔블던에서 역대 최연소인 15세 122일의 나이에 예선을 통과하는 기록을 썼다.
승리한 고프[AP=연합뉴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고프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차세대 여제 후보'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만약 고프가 사발렌카에 승리하면 2017년 슬론 스티븐스(36위) 이후 6년 만에 US오픈에서 우승하는 미국 선수가 된다.
키 175㎝인 고프는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고프에게 맞서는 사발렌카는 182㎝의 큰 키에서 품어져 나오는 파워가 돋보이는 선수다.
현역 여자 선수 중 강서버를 꼽을 때 첫손에 꼽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서브 최고 시속 196㎞를 기록, 여자 출전 선수 중 2위에 올라 있다.
사발렌카는 2위의 랭킹이 말해주듯 최근 몇 년간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강력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다.
최근 3년 동안 메이저 대회 4강에 6차례나 올랐다. 지난해 US오픈부터 올해 US오픈까지 5개 메이저 대회 연속으로 준결승에 올랐으며, 올 초 호주오픈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일궜다.
기습시위하는 환경운동가들[UPI=연합뉴스]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고프가 3승 2패로 앞선다. 다만, 가장 최근인 올해 인디언웰스오픈에서 가진 대결에서는 사발렌카가 2-0으로 이겼다.
고프와 사발렌카 모두 US오픈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프와 사발렌카의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새벽 5시에 시작한다.
이날 고프는 2세트 게임 점수 5-3으로 무호바에게 앞선 상황에서 매치 포인트를 올릴 기회를 잡았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고프는 6-5로 앞선 채 맞은 게임에서 이번 대회 최다 기록인 40차례 랠리 끝에 다시 매치 포인트 기회를 따냈고, 마지막 무호바의 백핸드가 라인을 벗어나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고프가 2세트 1-0으로 앞서고 있을 때 4명의 환경운동가가 관중석에서 기습시위를 벌여 약 40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돌발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발렌카[로이터=연합뉴스]
3명은 일찍 퇴장당했으나 한 명의 발이 접착제로 관중석 바닥에 붙어있어 이를 처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경기 뒤 고프는 "환경운동가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난 화를 낼 수 없다"며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사발렌카는 키스에게 첫 세트를 0-6으로 내줘 3년 연속 4강에서 탈락하는 듯했지만,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로 승부를 뒤집으며 보다 강인해진 정신력을 보여줬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7점을 올린 뒤 결승 진출이 확정된 줄 착각하고 테니스 라켓을 놓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웃게 했다.
타이브레이크는 보통 7점을 올리는 선수가 승리하는데, 메이저 대회 마지막 세트에서는 10점제로 실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