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토토 뉴스 류현진 퀄러파잉 오퍼의 의미 

류현진이 LA 다저스로부터 퀄러파잉 오퍼를 받았다.

3일(한국시간) 미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과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상 다저스) 패트릭 코빈과 A J 폴락(이상 애리조나)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크렉 킴브럴(보스턴) 7명의 FA 선수가 원 소속 구단으로부터 퀄러파잉 오퍼를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제 이들은 열흘 안으로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과거 메이저리그의 FA 선수들은 <엘리아스 스포츠>의 성적 평가에 따라 A(해당 포지션 상위 30%) B(다음 20%) C등급(그 다음 30%)과 보상이 필요없는 무급(하위 20%)으로 분류됐다. 이에 가장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A급의 경우 이적 팀의 1라운드 지명권과 1,2라운드 사이 추가 지명권(샌드위치 픽)을 받았다. 2008년 LA 에인절스는 A급 선수인 마크 테세이라를 잃는 대가로 테세이라를 영입한 뉴욕 양키스의 25순위 지명권과 40순위 샌드위치 픽을 받았다. 그리고 이 두 장으로 마이크 트라웃과 타일러 스캑스를 뽑았다.

퀄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는 이 FA 보상 체계를 간소화시킨 것으로 원 소속 구단은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에 해당되는 금액(올해는 1790만 달러)으로 1년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FA 선수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되면 원 소속 구단은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추가 보너스 풀(bonus pool)를 보상으로 얻게 되며 반대로 그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보너스 풀이 줄어든다. 전과 달리 퀄러파잉 오퍼를 거부한 선수에 한하여 보상이 이루어진다. 원 소속 구단 입장에서 퀄러파잉 오퍼를 날리는 선수는 거부할 것이 확실시되거나 받아들이더라도 그 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다.

당초 류현진(31)과 클레이튼 커쇼(30)는 다저스에 함께 남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풍부한 선발 가용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사치세를 내지 않기로 결심한 다저스가 둘을 함께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다저스는 리치 힐(1667만) 마에다 겐타(기본 연봉 312만) 알렉스 우드(서비스타임 6년차)의 내년 계약이 보장돼 있으며 워커 뷸러(24)에 이어 훌리오 유리아스(22)도 선발진에 안착시켜야 한다. 또한 내년 트리플A에서 대기하게 될 투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다저스는 3년 9300만 달러 계약으로 커쇼의 옵트아웃을 막는 대성공을 거둔 데 이어(종전 2년 7000만 잔여) 류현진에게도 퀄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탬파베이 단장 시절부터 '선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지론을 유지하고 있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의지가 또 한 번 실천된 것이다. 

류현진이 받아낸 퀄러파잉 오퍼는 큰 의미를 가진다. 프리드먼의 다저스는 2015년 브렛 앤더슨(사진)이 10승9패 3.69(180.1이닝)로 선전하자 앤더슨에게 퀄러파잉 오퍼(1580만)를 날렸다. 하지만 앤더슨은 이듬해 부상에 시달리며 선발 세 경기에서 1승2패 11.91(11.1이닝 4실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실패 사례가 됐다. 퀄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류현진이 받게 되는 1790만 달러(200억 원)는 현 시점에서 선발투수 17위에 해당되는 고액 연봉이다. 그만큼 다저스는 류현진이 수락을 하더라도 충분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9년 선발 투수 평균 연봉(스포트랙)

1. 잭 그레인키 : 3441만

2. 데이빗 프라이스 : 3100만

2. 클레이튼 커쇼 : 3100만

4. 맥스 슈어저　 : 3000만

5. 저스틴 벌랜더 : 2700만

6. 존 레스터 : 2583만

7. 펠릭스 에르난데스 : 2500만

7.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 2500만

7. 제이크 아리에타 : 2500만

10. 콜 해멀스 : 2400만

11. 다나카 마사히로 : 2214만

12. 조던 짐머맨 : 2200만

13. 자니 쿠에토 : 2166만

14. 다르빗슈 유 : 2100만

15. 릭 포셀로 : 2062만

16. 제프 사마자 : 1800만

17. 류현진 : 1790만 (QO 수락시)

17. 패트릭 코빈 : 1790만 (QO 수락시)

17. 댈러스 카이클 : 1790만 (QO 수락시)

20. 호머 베일리 : 1750만

그렇다면 류현진은 퀄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야 할까.

퀄러파잉 오퍼를 받게 되면 보상이 필요한 선수가 된다. 이는 FA 선수의 가치를 낮춘다. 특히 각 팀이 유망주 수집에 혈안인 요즘에는 더 그렇다. 시장에서 보너스 풀 손실을 감수하고도 영입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을 자신이 있다면 퀄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오면 된다. 그러나 그 경계에 있는 선수라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지난해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FA가 된 에릭 호스머, 로렌조 케인,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 모두 퀄러파잉 오퍼(1740만)를 날렸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거부했다. 호스머는 샌디에이고와 8년 1억4400만 달러, 케인은 밀워키와 5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무스타커스에게 일어났다. 어떤 팀도 무스타커스 영입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으로부터 <유망주 손실을 입으면서까지 영입할 가치는 없는 선수>로 분류된 것이다(무스타커스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5년 8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스타커스(사진 오른쪽)는 피눈물을 흘리고 원 소속 구단인 캔자스시티와 1년 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퀄러파잉 오퍼를 거부한 후 37%에 불과한 금액으로 계약한 경우는 역대 처음 있었던 일로, 2016년 워싱턴의 퀄러파잉 오퍼(1580만)를 거절한 후 텍사스와 1년 800만 달러에 계약했던 데스몬드의 51% 기록을 경신했다(이듬해 데스몬드는 FA 재수에 성공하고 콜로라도와 5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다).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 수뇌부가 류현진에게 퀄러파잉 오퍼를 제시할지를 두고 끝까지 갑론을박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이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하는 이유다.

퀄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다. 류현진은 편안함을 느끼는 다저스에서 적어도 1년을 더 뛸 수 있다. 1790만 달러 연봉은 사실상의 선발 보장을 의미하며 풍부한 선발 자원을 가진 다저스에서 무리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올해 FA 수험생이었던 류현진은 절반의 성공(평균자책점 1.97)과 절반의 실패(내전근 부상으로 인한 82이닝)라는 성적표를 받았는데, 퀄러파잉 오퍼를 수용하게 되면 익숙한 무대에서의 재도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년 시즌 후 다시 FA 시장에 나오면 그 때는 보상이 필요없는 자유의 몸이 된다(개정된 룰에 따라 퀄러파잉 오퍼는 생애 한 번 만 받을 수 있다).

퀄러파잉 오퍼를 받았다고 해서 원 소속 구단과 반드시 1년 계약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15시즌이 끝난 후 볼티모어는 일단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우선 퀄러파잉 오퍼를 신청해 놓은 후 긴 줄다리기 끝에 7년 1억61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4년 7200만 달러 계약으로 캔자스시티에 남은 알렉스 고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는 흔한 일이 아니다.

과연 류현진과 스캇 보라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긴장되는 열흘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