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9일 수원 kt전에서 3-5로 패한 뒤 원정팬에 인사하며 퇴장하고있다.

KIA가 고난의 4월을 보냈다. 지난 3월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2018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패한 뒤 4월 마지막 경기였던 수원 KT전에서도 패해 승패 마진 마이너스 2로 4월을 마쳤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들쑥날쑥한 경기력이 이어진 듯 한 모습이다.

올해 초반 행보는 지난해와 정반대다. 지난해 4월에는 25경기에서 17승(8패)을 쓸어 담아 단독 선두로 개막 첫 달을 마쳤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더니 7월 한 달 동안 14승(1무 6패)을 따내며 월간 승률이 자그마치 7할에 달했다. 초반에 승 수를 많이 벌어 놓은 덕분에 후반기 5할 승율을 기록하고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즌 끝까지 치른 47경기에서 승패 마진이 플러스 1에 불과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4월을 마친 뒤 “쉽지 않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가슴에 담아두고 5월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산착오도 있었고 꼬인 경기를 풀어주는 해결사도 보이지 않았다. 4연속타자 번트, 1사 만루에서 연속 대타 작전 등을 전개하고도 경기에서 패할만큼 벤치와 선수단 모두 1승의 무게를 절감했다.  

KIA 타이거즈 김세현이 29일 수원 kt전에서 3-4로 뒤진 8회 등판해 유한준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씁쓸한 뒷모습을 보이고있다. 

‘만루의 사나이’ 이범호(37)가 개막 둘 째주인 4월 6일 광주 넥센전에서 사구로 이탈했고, 2주 뒤인 18일에는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안치홍도 사구로 물러났다. 베테랑 정성훈(38)과 홍재호 등이 고군분투했지만 주축들의 공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로저 버나디나(0.292)와 김선빈(0.292) 나지완(0.287) 이명기(0.255) 등 타선의 연결을 책임져야 하는 타자들이 초반 부진에 빠져 악전고투 그 자체였다. 

마운드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시즌 초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이민우, 정용운으로 시작한 4, 5선발도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심동섭과 홍건희, 임기영 등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데다 마무리 김세현마저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김 감독의 애를 태웠다. 초반 어려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김 감독은 개막전 당일에 “시즌을 치르다보면 실책할 수도, 홈런 맞을 수도, 경기에서 패할 수도 있다. 어차피 144경기를 모두 치러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뒤에 있을 결과가 아닌 현재 과정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주자를 쌓아두고 집중타가 터지지 않아 패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선수들도 “1승 하기가 쉽지 않다”며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지난 29일 수원 KT전을 승리로 장식해 최저 방어선인 승률 5할로 5월을 맞이하겠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KIA 김기태 감독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 도중 이범호의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5월에는 승패마진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월간 승 수까지 정해놓았다. 김 감독을 포함한 주요 코칭스태프는 2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회의를 통해 5월 대도약 방안을 마련했다. 승패마진 마이너스 2를 극복하고 5월에 치를 27경기에서 최소 17승을 따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범호와 안치홍이 돌아왔고 심동섭, 곽정철 등이 실전을 치르며 구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임기영과 한승혁이 선발진에 힘을 보태고 있어 계산대로 경기를 풀어갈 힘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