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KBO리그 판도는 '2강 8중'이다.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투타의 균형을 이루며 2강 체제를 만들었고, 다른 8개 구단은 연승과 연패의 롤러코스터 행보로 8중을 이뤘다. 

1위 두산과 2위 SK의 격차는 2게임이다. 2위 SK와 공동 3위 KIA 타이거즈는 3게임 차다. 3위 팀과 10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는 4게임으로 크지 않다. 

일단 두산과 SK는 다른 8개 구단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두산은 경기당 득점 3위(6.08점), 팀 타율 3위(0.288)의 안정적인 공격 지표에 팀 평균자책점 5위(4.86)로 수비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 22일 KIA전에서 14실점을 해 평균자책점이 크게 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두산은 수비면에서도 안정적이다.  

SK의 세부 지표는 더 좋다. SK는 경기 당 득점 2위(6.17), 팀 타율 4위('0.285), 홈런 1위(47)로 화려한 공격력을 보이며 팀 평균자책점에서도 1위(3.90)에 올랐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타 균형을 이루고 있어, 많은 전문가가 SK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 '원투펀치' 조시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순조롭게 첫걸음을 뗐다. 주춤했던 토종 에이스 장원준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3승을 거둔 뒤 짧은 재활 중인 5선발 이용찬도 선발 안정화에 기여했다. 함덕주를 중심으로 재편한 불펜진도 견고하다. 

10개 구단에서 가장 가용 폭이 큰 야수진도 시즌 초부터 힘을 발휘하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234홈런을 친 '거포 군단'이 건재하고, 김광현의 가세로 막강한 1∼3선발(메릴 켈리, 앙헬 산체스, 김광현)을 갖춰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약점으로 꼽힌 불펜진도 올해는 평균자책점 2위(4.24)로 힘을 내고 있다. 

반면, 하위권 팀은 투타 부조화로 힘겨운 시즌 초를 보낸다. 

'신흥 강호'로 떠오른 NC 다이노스의 부진은 낯설다. 7일까지 8승 3패로 선두를 달리던 NC는 이후 14경기에서 2승 12패로 무너졌다. 23일 현재 10승 15패로 8위다. 

타율 0.240으로 10위까지 처진 타선과 평균자책점 5.77(10위)로 무너진 불펜진이 문제다.  

선발은 평균자책점 3.83으로 역투 중이지만, 타선 침묵과 불펜 난조로 8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10위 롯데는 이대호의 고군분투로 화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마운드가 헐겁다. 롯데는 팀 타율 0.274로 6위, 팀 평균자책점 5.81로 10위다. 

롯데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윤성빈(4.32)으로, 이 부문 전체 18위다.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평균자책점 8.37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2명 중 31위에 머물고 있다. 브룩스 레일리도 5.53(23위)으로 힘겹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실망도, 낙관도 이르다.  

지난해 10개구단이 24경기를 치렀을 때(4월 30일) 팀 순위는 KIA-NC-LG-SK-넥센-롯데-두산-kt-한화-삼성 순이었다. KIA는 초반 기세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가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7위까지 처졌던 두산은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NC는 2위에서 4위로 처졌고, 롯데는 6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아직 10개 구단 모두에 기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