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강자 안세영(20·세계 랭킹 3위)과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25·일본)의 '4강 맞대결' 가능성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야마구치는 2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팀 동료인 다카하시 사야카를 2-0(21-18 21-7)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야마구치는 상대 전적에서 9승으로 앞서는 다카하시를 상대로 월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세트를 21-18로 따낸 야마구치는 2세트에선 다카하시에게 단 7점 만 내주며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야마구치가 8강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 준결승에선 한·일 최강자로 꼽히는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미리 보는 결승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안세영은 이날 오전에 열린 대회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미국의 베이원 장을 2-0으로 제압하고 8강에 먼저 합류했다.

안세영과 야마구치가 각각 26일 열릴 8강전에서 승리하면 27일 4강전에서 만나게 된다.

안세영과 야마구치는 모두 8강에서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들과 만날 예정이어서 둘의 맞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안세영은 세계 20위인 중국의 한웨와 4강 진출을 다투고, 야마구치는 세계 5위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과 맞붙는다.

마린은 2014년과 2015년, 2017년 세 차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강호이지만, 최근에는 경기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처럼 부모님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안세영은 '숙적' 야마구치를 꺾고 반드시 결승에 올라 한국의 대회 첫 여자단식 우승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안세영은 2019년 프랑스오픈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처음 만난 야마구치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배드민턴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도 야마구치를 2-0으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후 열린 2021 BWF 월드투어파이널과 2021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야마구치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열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 열린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 결승에서 펼쳐진 11번째 맞대결에서도 야먀구치에게 패하며 통산 전적 4승 7패로 뒤져 있다.

반면 전영오픈 우승 후 지난 4월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 야마구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독주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배드민턴 강자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회가 열리는 일본 현지 배드민턴 팬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4강전이 열리는 27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의 1만석 관중석이 이미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