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약점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경기였다.

멕시코는 2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알링턴에 위치한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3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0-1 패배를 기록했다.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가 빠지는 등 크로아티아가 정예 멤버를 내세우지 않았지만 멕시코는 손쉽게 제압하지 못했다.

멕시코는 지난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무려 3골을 터트렸다. 이르빙 로사노가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미겔 라윤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멕시코의 승리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크로아티아가 멕시코전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을 대거 소속팀으로 보냈다. 모드리치와 만주키치를 포함해 무려 6명의 선수가 짐을 쌌다. 멕시코는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멕시코는 생각보다 경기를 수월하게 풀지 못했다. 경기 내내 6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크로아티아의 단단한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로사노와 벨라 등은 여전히 활발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특히 압박에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크로아티아는 최전방의 크라마리치를 중심으로 좌우의 레비치와 피아차가 강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멕시코의 3명의 수비진은 당황한 나머지 중원에 공을 수비게 배달하지 못했다. 미드필더가 공을 잡더라도 라키티치와 코바시치 등이 다시 압박을 들어갔다.

공격이 쉽게 차단되면서 크로아티아에 수차례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특히 측면 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선수들을 계속해서 놓쳤다. 다행히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과 크로아티아 공격진의 골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불안감을 노출하던 멕시코는 결국 후반 들어 선제 실점을 내줬다. 라윤이 예드바이를 막는 과정에서 거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17분 라키티치가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하면서 크로아티아가 앞서나갔다. 이번에도 측면 수비가 허물어진 결과였다.

다급해진 멕시코는 무리한 공격을 계속해서 진행했다. 세밀함보다는 공격 시도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크로아티아에 위협적인 찬스를 몇 차례 내줬고, 후반 36분에는 파살리치에게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신태용호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경기였다. 한국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손흥민과 기성용의 존재다.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와 기성용의 정확한 킥력으로 대부분의 공격이 전개된다. 멕시코의 수비진이 크로아티아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암울했던 대표팀에도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