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은 지난 4일 잠실 LG전에서 1.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확한 제구력에 직구와 싱커 조합을 앞세우며 힘이 아닌 기술로 타자를 압도했던 예전 모습이 사라졌다. 포수의 요구대로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넘나들던 그가 실투를 반복한다. 120㎞대 직구가 반대투구가 되고 허무하게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며 연일 고개를 숙였다. 유희관과 함께 두산 선발진을 이끌어온 장원준의 부진도 낯설다. 스스로 릴리스포인트를 잃어버렸다고 시인했고 꾸준함을 잃어버렸다. 그나마 장원준은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반등포인트를 찍었다.

윤성환은 4회만 되면 부진하다. 4회 피안타율 0.485로 타자와 두 번째 승부를 극복하지 못한다. 올시즌 피안타 53개 중 29개가 4회에 나왔다. 4회만 되면 순간적으로 구위가 떨어지거나 구심 판정에 심적으로 흔들려 난타를 당한다. 수비가 도와주지 못해 허무하게 실점이 불어나는 경기도 있었다. 윤성환이 악몽같은 4회를 넘어서기 위해선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을 노련하게 이용하고 투구패턴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게 필요해 보인다. 구위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나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삼성전과 29일 KIA전에서 2연속경기 QS를 기록했지만 지난 5일 넥센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다시 무너졌다. KT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의 몸상태와 나이를 고려해 주 2회 등판을 최소화하고 등판 일정도 니퍼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대로 반등없이 무너지면 올시즌이 KBO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수밖에 없다. 들쑥날쑥한 구위가 극심한 기복으로 이어진다. 지난 겨울 두산이 니퍼트와 재계약을 포기했던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발투수는 꾸준히 주 2회 선발 등판을 마다하지 않고 170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