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충격의 2연속경기 9회 뒤집기 패배를 딛고 타선 반등으로 주간 승률 5할(3승 3패)을 맞췄다. 엇박자를 내던 투타 조화가 맞춰지기 시작해 더 높은 곳을 향할 기반을 다졌다. 단 한가지, 그간 부족했던 ‘액션 타이거즈’ 위용을 회복해야 한다. ‘도련님 야구’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어렵다.

KIA는 7일 현재 3위 한화에 두 경기 차 뒤진 6위에 머물고 있다. 4월 30일까지 0.296까지 떨어졌던 팀 타율을 일주일 만에 0.308까지 끌어 올리며 불펜 부담을 지웠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 4일 광주 NC전에서 마무리 김세현이 박빙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에 뒤집기를 허용한 뒤 무겁게 가라앉을 것 같던 팀이 어린이날 18안타 12득점을 기폭제 삼아 2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하며 기사회생했다. 안치홍과 이범호가 공수에서 안정감을 주고 있고, 부진에 빠졌던 이명기가 타격감을 회복해 타선에 약점을 지웠다. 

타선 전체가 타격감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은 KIA다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실제로 올시즌 연승 연패를 거듭하는 다른 팀들의 사이클을 살펴보면 타선이 약속한 것처럼 동반 폭발해 그 기세를 5~6경기 이상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캡틴’ 김주찬이 중심을 잡아주자 주간타율에서 이명기가 0.474, 부상에서 회복한 안치홍이 0.391, 타격왕 김선빈이 타점 10개를 보태며 타율 0.385로 상·하위 타순 구분을 없앴다. 타격페이스를 당분간 이어가면 투수들이 팀 방어율 정도인 경기당 평균 5점만 내줘도 이길 확률이 높다. 지난해에도 KIA의 선두 독주를 이끈 원동력은 타선의 폭발이었다. 

물론 부진에 빠진 구원진을 재편해 한 점 싸움에서 이기는 힘을 키워야 한다. 단기간에 없던 투수가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길 밖에 없다. 이른바 ‘액션 타이거즈’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KIA는 10개구단 중 가장 ‘조용한’ 팀이다. 화려한 세리머니 없이 묵묵히 플레이한다. 끝내기 홈런이나 동점 적시타를 때려도 주먹 한 번 불끈 쥐고 만다.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적시타를 때리거나 흐름을 끌어올 수 있는 장타를 폭발하면 벤치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의도적인 세리머니가 필요하다. 두산이나 SK뿐만 아니라 넥센 선수들도 상대를 크게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기들만의 약속으로 ‘팀 세리머니’로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의 운영 철학이 ‘깨끗하고 매너있고 멋있는 야구’이지만 팀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에는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띄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