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손흥민이 후반전에 더 열정적인 응원을 받기를 바랐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에 투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토트넘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에서 6-3으로 크게 이겼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토트넘의 첫 프리시즌 경기인 만큼 팀의 에이스이자 한국 축구의 보물인 손흥민이 선발 출격할 것으로 보였으나,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콘테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 몇몇 선수들은 팀 훈련을 소화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을 후반에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이 후반전에 (홈 팬들로부터) 더 열정적인 응원을 받기를 원한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손흥민은 후반 3분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2골을 책임져 관중석을 가득 채운 6만4천100명의 팬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손흥민, 그의 단짝 해리 케인뿐 아니라 콘테 감독도 관중들의 환호를 많이 받았다.

벤치의 그가 전광판 화면에 잡힐 때마다 팬들은 큰 소리로 반겼다.

콘테 감독은 "공항에서도 환대에 놀랐는데, 경기장에서도 6만4천여 팬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해 놀라웠다"면서 "한국에 와 영광이다. 지금까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친선경기지만 전반전부터 매우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여러 선수가 상대에게 거친 파울을 당해 나뒹굴었다.

콘테 감독은 "훈련이 충분하지 않아 선수들에게 부담될 수 있어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선수들이 알아서들 정신적으로 무장한 채 그라운드에 나섰다"며 흡족해했다.

팀 K리그에 대해서도 '스파링 파트너'로서 만족했다. "3골이나 넣은 팀 K리그는 매우 좋은 팀이었다. 상대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5명의 알짜 선수를 조기에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소극적이던 예년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그중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에버턴에서 데려온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이다.

콘테 감독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30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히샤를리송에 대해 "전반에는 전형적인 9번(스트라이커)을 맡겼고, 후반전에는 오른쪽에서 뛰게 했는데, 모든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침투가 좋고 볼 소유도 잘하고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했다. 정신력 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면서 "히샤를리송을 영입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콘테 감독은 이날 경기에 나오지 않은 5명의 선수의 상태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며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콘테 감독에 따르면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벤 데이비스는 경기를 뛰기에는 훈련량이 부족한 상태다.

새로 영입한 윙백 이반 페리시치는 14일부터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을 떠날 때쯤 몸 상태가 올라올 것으로 보여 세비야와 두 번째 친선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현재 격리 중인 이브 비수마, 프레이저 포스터도 세비야전 출전이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