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제19회 아시안게임 경기 소식을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개막 사흘만인 지난 26일 처음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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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이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에 5년 만에 전격 복귀했지만, 그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경기 중계는 따로 하지 않고 있다.

28일 현재까지 북한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소식은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간단히 전달되고 있다.

경기 영상은 남자축구 북한의 조별리그 3경기를 골 장면 중심으로 편집해 약 1분40초에 걸쳐 보여준 게 전부다.

해당 경기에서 북한팀이 "단 한 개의 골도 내주지 않고 연승을 기록"했다고 자랑스러워했지만 저녁뉴스에서 '하이라이트 영상' 정도로 짤막하게 내보내는 것에 그친 것이다.

그간 팬데믹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로 세계 스포츠대회 참가가 대폭 제한됐다가 오랜만에 복귀한 것 치고는 '조촐한' 분위기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했다가 IOC로부터 2022년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징계를 받았다.

27일 조선중앙TV 방송목록에도 중계 순서가 따로 잡히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만 하더라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틈만 나면 경기를 송출하던 풍경과는 다르다.

당시는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3사가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을 통해 들어온 북한 협조 요청을 받아들여 중계권 지원이 성사됐다.

북한은 그간 TV 중계권료가 비싼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중계권을 지원받아 경기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상파 3사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에 지원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를 중계하지 않고 있는 데는 중계권 문제가 걸려있을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중계권을 지닌 국내 업체에는 북한 중계권 지원과 관련한 요청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업체는 계약상 중계권 범위가 '대한민국'에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북한에 대한 중계권은 보유하지 않아 지원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공개된 보도 장면에서는 북한이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송출된 영상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확인됐다.

원래 화면의 좌측 상단에 있었던 점수판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대신 하단 중앙에 북한말로 된 자체 점수판을 새로 추가하는 등 재편집한 흔적이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제19회 아시안게임 경기 소식을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개막 사흘만인 지난 26일 처음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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