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U-19 팀을 이끌고 있는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37)가 위르겐 클롭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리버풀에서 기분 좋은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제라드는 현역 은퇴 후 친정팀 리버풀로 돌아와 유소년 팀을 이끌고 있다. 현역 시절 산전수전을 겪으며 성장한 제라드는 지도자로서 소중한 첫 발을 내디뎠다. 최근에는 리버풀 U-19 팀을 이끌고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 리그에서 8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4강이 좌절됐지만 값진 일보 전진이었다.

지도자로 첫걸음을 뗀 제라드는 24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감독 역할을 수행하면서 배우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모든 것들이 새롭다”면서 “처음으로 25명의 선수들을 주위에 뒀고, 메모한 종이를 가지고 나가 그라운드에 전달해야 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선수가 노크하며 왜 나는 뛰지 못하는지 묻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선수들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라는 생각도 할 것”이며 고충을 털어놓던 제라드는 “클롭 감독에게도 여러 번 조언을 구했다. 그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냈었고, 멜우드 훈련장에서도 여러 차례 물어봤다. 그가 해주는 조언은 나에겐 금가루와도 같다”며 클롭 감독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클롭 감독은 이전부터 제라드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제라드는 LA 갤럭시에 몸담고 있을 시절에도 멜우드 훈련장을 찾았고, 2주간 훈련을 함께하며 클롭 감독의 지도 방식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곤 했다. 전술은 물론이며,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을 어깨너머로 지켜본 것이다.

이에 대해 제라드는 “클롭 감독은 나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했다. 클롭 감독과 스태프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감독이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 알게 됐다. (선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생소한 문제들을 마주했을 때마다 클롭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며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롭 감독도 이런 제라드를 기특해했다. “제라드 같은 위대한 선수가 이렇게 시작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되는 건 감독직을 수행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상급에 있던 선수라 할지라도 배울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다. 꼭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 배울 준비만 돼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걸로도 충분하다”며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는 ‘감독’ 제라드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