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NC 감독은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때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에서 방출된 이종욱은 친구 손시헌의 제안으로 두산에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입단 테스트를 통과한 이종욱은 머지않아 신고 선수에서 정식 선수가 됐다. 이 결정권자가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이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각각 주전 외야수와 유격수로 김 감독의 든든한 왼팔과 오른팔을 맡았다. 두산은 2007년과 2008년 이종욱을 주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손시헌이 돌아온 2009년과 2010년엔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또 이종욱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표 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3년 시즌이 끝나고 이종욱과 손시헌은 두산을 떠났다. 그들의 행선지는 NC. 김경문 감독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다시 뭉쳤다.

김 감독은 두 제자를 보면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참 많이 고생했고 고마운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좋은 기억을 쌓아 왔지만 그들에겐 단 하나 한이 있었다. 우승이었다. 김 감독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이자 이종욱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였던 2007년 두산은 2승 4패로 졌다. 2008년엔 1승 4패로 탈락. 2016년 한국시리즈는 의미가 있었다. 이종욱과 손시헌 그리고 김경문 감독이 NC에서 처음으로 함께 맞이한 한국시리즈였다. 하지만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네 차례 도전해 모두 실패했다.

그래서 손시헌과 이종욱의 목표가 김 감독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었다. 선수 생활 막바지를 향해 가는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종욱은 “우승 열망이 무척 강하다. 솔직히 감독님, 시헌이와 같이 하고 싶다. 그게 마지막 꿈”이라며 “올해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3일 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11년 동안 품어 온 이들의 꿈은 멀어졌다. 김 감독은 통산 성적 1,700경기 896승774패30무 승률 5할3푼7리를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