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게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 지은 오상욱이 기뻐하고 있다. 2023.9.28 yatoya@yna.co.kr

(항저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이른 생일 선물을 금메달로, 그것도 2개나 챙긴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평소처럼 덤덤했다.

오상욱은 28일 중국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와 우승을 합작한 뒤 "2관왕에 올라서 크게 더 좋은 건 없다. 개인전과 다르게 서로 교감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딴 의미가 더 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5일 개인전에서 대표팀 선배 구본길과 결승 맞대결을 벌여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틀 뒤인 30일 만 27세 생일을 앞둔 터라 더욱 특별한 생일 선물이 됐다.

(항저우=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오상욱이 중국 린샤오를 상대하고 있다. 2023.9.28 yatoya@yna.co.kr

오상욱은 "특별한 건 없고, 그냥 금메달이라 좋다"면서 "본길이 형의 한국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도 있어서 이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 우승을 계기로 '세계 최강'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에이스로 입지를 더욱 다진 오상욱이지만, 이날 단체전 결승 1라운드에선 중국의 린샤오에게 4-5로 밀리며 다소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5라운드에서 중국의 옌잉후이를 상대로 25-15로 두 자릿수 격차를 만들었고, 마지막 9라운드에선 중국의 대표주자 선천펑을 제압하며 45-33 낙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역할을 했다.

오상욱은 "중국 관중의 함성을 신경 쓰지 말자고 했는데, 안 쓰일 수가 없더라"며 "동료들이 뒤에서 소리를 질러줘서 힘을 내고 평정심을 찾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저우=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호, 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2023.9.28 yatoya@yna.co.kr

단체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올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연패가 불발되는 잠깐의 위기를 이번 아시안게임 타이틀 방어로 잘 넘겼다. 1년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까지 이 멤버로 세계 정상을 지킬 참이다.

오상욱은 "세계선수권대회 연속 우승 기록이 끊기고서 오히려 더 낮은 자세로 연습했다. 계속 기본에 충실하며 낮은 자세로 하다 보면 파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도 전지훈련을 온 것처럼, 연습처럼 경기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파리까지 그런 마음으로 계속 가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