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년 만에 열리게 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1라운드부터 일본과 만난다.

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과 호주, 중국, 그리고 예선에서 올라온 1개 나라와 내년 3월 9∼13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격돌한다.

각 조 1위와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티켓을 얻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숙적 일본이다.

프로 1군 선수가 출동한 맞대결에서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지난해 도쿄올림픽까지 내리 5판을 졌다.

한일전 마지막 승리가 기적 같은 9회 역전극으로 4-3 승리를 거둔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이었다.

WBC에서의 만남으로 한정하면, 2009년 대회 결승전이 마지막 경기였으니 내년 3월 두 팀은 14년 만에 다시 대결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는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국제 대회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한일전 선발로 나설 수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팔꿈치 수술로 내년 초 WBC에 출전할 수 없다.

오타니가 한일전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시속 150㎞를 가볍게 넘기는 투수가 즐비한 일본은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 때문에 허구연 KBO 총재는 WBC 대진이 발표된 뒤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우리가 일본과 한 조가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게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한일전은 한국 야구에 위기인 것과 동시에 기회다.

승리를 거둔다면 말할 것도 없고, 패한다고 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리그 흥행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도쿄올림픽과 같은 부진을 거듭한다면 팬들의 시선은 더 싸늘해질 우려가 있다.

총재 부임 직후 KBO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면 더 많은 국제 대회가 필요했다는 의견을 피력했던 허 총재는 "일본이 부담스러운 상대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리 철저하게 준비해서 최상의 경기력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KBO 사무국은 곧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 선발에 착수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선수의 승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허 총재는 "이들 (한국계) 선수 선발이 가능할지 메이저리그 사무국, 구단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