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곽빈, 친구 안우진에게 자극받고 쾌투 "다른 야구 하더라"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서로에게 조언 주고받으며 선의의 경쟁
시즌 막판 역투 중인 곽빈…최근 6경기 평균자책점 2.08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곽빈(23)은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에이스 안우진(23)과 친구다.
1999년 서울에서 태어난 두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고, 청소년 대표팀 생활을 하며 절친하게 지냈다.
두 선수는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성하기도 했다.
전체 1번은 안우진이었고, 2번이 곽빈이었다.
성장 과정도 비슷했다. 두 선수는 프로 입단 후 나란히 150㎞대 강속구를 발판으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안우진은 각종 논란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로 우뚝 섰다.
곽빈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두산의 주축 선발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안우진(13승 7패 평균자책점 2.09)이 월등하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곽빈도 만만치 않다.
곽빈은 8월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8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특히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는 6⅓이닝을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6승(8패)째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69까지 끌어내렸다.
그러나 곽빈은 친구 안우진과 비교하기엔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14일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우진이는 나와 다른 야구를 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진이의 모습을 많이 관찰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답답한 상황에 놓이면 우진이에게 직접 연락해 이것저것 물어보곤 한다"며 "가끔 우진이도 내 모습을 보며 답답해하더라"라며 웃었다.
곽빈은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면서도 안우진과 큰 무대에서 다시 한번 경쟁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안우진과 선발 경쟁을 펼쳤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게 치렀던 경기였다. 다시 한번 우진이와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곽빈은 4⅓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최고의 성과를 냈고, 안우진도 6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해는 두산이 9위까지 밀려나면서 두 선수의 가을야구 선발 맞대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그러나 곽빈은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엔 더 성장해서 정상에서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