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가 2년 연속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챔피언에 올랐다.

탬베리는 8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22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ｍ34를 넘어 우승했다.

주본 해리슨(23·미국)도 2ｍ34를 넘었지만, 성공 시기에서 순위가 갈렸다.

탬베리는 2차 시기에서 2ｍ34를 넘었고, 해리슨은 3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3위는 2ｍ27을 뛴 장고 로벳(30·캐나다)이 차지했다.

'면도를 절반'만 하는 특유의 의식을 치르고 경기에 나선 탬베리는 우승을 확정한 뒤, 다이아몬드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어 아내에게 달려가 입을 맞췄다.

지난해 탬베리는 도쿄올림픽에서 2ｍ37을 뛰어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과 공동 1위에 올랐고,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우승(2ｍ34)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그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탬베리는 3월 20일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2ｍ31로 3위를 했다. 당시 대회에서는 우상혁(26)이 2ｍ34를 넘어 우승했다.

7월 19일 유진 실외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탬베리는 2ｍ33으로 4위에 그쳤다.

유진에서는 바심이 2ｍ37로 대회 3연패를 달성하고, 우상혁이 2ｍ35로 2위에 올랐다.

경쟁자들의 쾌거를 축하만 하던 탬베리는 시즌 말미,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결혼은 그에게 좋은 동기부여였다.

탬베리는 8월 19일 독일 뮌헨에서 벌인 2022 유럽육상선수권에서 2ｍ30을 넘어 우승한 뒤, 예비 신부를 향해 '청혼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9월 2일에 결혼했고, 엿새 만에 출전한 파이널시리즈에서 올 시즌 개인 최고인 2ｍ34를 넘어 다이아몬드리그 위너가 됐다.

탬베리는 상금 3만달러(약 4천150만원)와 2023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동 출전권을 얻었다.

경기 뒤 탬베리는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며 "2ｍ34를 시도할 때 비가 내려서 더 집중해야 했다. 관중을 향해 '잠시 응원을 멈춰달라'는 사인을 보냈고, 관중들이 박수를 멈췄다. 이런 관중들과의 교감이 나에게 더 큰 에너지를 줬다"고 말했다.

'현역 최고 점퍼' 바심은 2ｍ18에 그쳐 파이널시리즈에 참가한 6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탬베리는 바심을 결혼식에 초대하며 "내 결혼식에서 음식을 많이 먹고 살이 찔 텐데 파이널시리즈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나"라고 농담했는데, 이 농담은 현실이 됐다.

바심은 아쉬운 결과에도, 탬베리에게 웃으며 축하 인사를 했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포인트 16점(7위)으로, 단 1점이 부족해 파이널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남자 포환던지기에서는 조 코박스(33·미국)가 23ｍ23을 던져, 22ｍ74를 던진 '라이벌' 라이언 크라우저(30·미국)를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종목 다이아몬드리그 챔피언은 크라우저였다.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코박스는 2021년 도쿄올림픽과 올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2위를 했다.

2019년 도하에서 2위를 한 크라우저가 도쿄올림픽과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에서는 코박스가 크라우저를 꺾었다.

7월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미국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해머던지기 우승을 차지한 체이스 일리(28)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도 20ｍ19로 정상에 올랐다.

니나 케네디(25·호주)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ｍ81을 넘어, 4ｍ76의 샌디 모리스(30·미국)를 제치고 우승했다. 호주 선수가 이 종목 다이아몬드리그 위너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아트리체 체벳(22·케냐)은 여자 5,000ｍ에서 14분31초0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7월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14분46초75로, 14분46초29에 달린 구다프 츠게이(25·에티오피아)에게 0.46초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2위를 했던 체벳은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으로 아쉬움을 털어냈다.

츠게이는 이날 14분32초11로 3위에 올랐다.

2위는 14분31초52에 달린 마거릿 첼리모 키프켐보이(29·케냐)가 차지했다.

남자 5,000ｍ에서는 니컬러스 키프코리르(24·케냐)가 12분59초05로 우승했다.

남수단 출신으로 '난민팀'에서 뛰는 도미니크 로킨요모 로발루(24)는 12분59초40초로 2위에 올랐다.

이날 치른 6개 종목은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앞 특설 무대에서 열려 관중들이 눈앞에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봤다.

남녀 100ｍ 등 남은 26개 종목은 9일 취리히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