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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김동찬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정규리그에서 '무자격 선수 논란'으로 맞선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가 얄궂게도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포항은 1일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준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를 눌렀다.

전북도 앞선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꺾으면서 올 시즌 FA컵 결승 대진이 완성됐다.

포항은 2013시즌 이후 1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할 자격을 받았다.

당시 결승 상대가 바로 전북이었다. 1-1로 정규 시간, 연장전을 마친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앞서 최종 승자가 됐다.

두 팀은 10년 전뿐 아니라 최근에도 '악연'으로 엮였다.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 시즌 K리그1 35라운드에서 만난 두 팀은 1-1로 비겼는데, 도중 포항의 선수 교체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져 4분 30초가량 출전자가 12명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북은 11명 외 '무자격 선수'가 뛴 상황이라 규정에 따라 몰수패를 주장하는 반면 포항 측은 명단을 잘못 써넣은 실수는 인정하나 심판진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몰수패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축구 팬들의 시선을 모은 두 팀이 오는 4일 FA컵 결승에서 다시 만나는 얄궂은 상황이 연출됐다.

한편 19년 만에 FA컵 결승행을 노린 제주는 혈투 끝에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제주가 결승에 오른 건 전신인 부천 SK 시절인 2004년이 마지막이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제주였다. 그림 같은 역습 전개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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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3분 헤이스가 측면을 내달리며 역습에 나섰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중앙으로 뛰는 김봉수에게 공을 내줬다.

수비와 경합을 이겨낸 김봉수가 페널티아크로 정확한 롱패스를 넘겨주자 서진수가 왼발 슈팅으로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을 위기에서 구해낸 건 윙어 김인성의 '한방'이었다.

후반 13분 포항 김종우가 페널티지역에 찬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골대 구석으로 향했으나 김동준 골키퍼가 몸을 날려 어렵게 쳐냈다.

직후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모서리로 흐른 공을 김인성이 그림 같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김동준을 뚫고 포항이 기어코 골망을 흔들었다.

김인성으로서는 지난달 28일 전북과 정규리그 경기에서 빚어진 '무자격 선수' 논란의 중심에 섰던 터라 더욱 뜻깊은 득점이다.

이후 양 팀이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연장에서도 모두 침묵하면서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에서는 황인재 골키퍼가 포항의 영웅이 됐다.

황인재는 제주의 4번 키커 김오규의 슈팅을 선방하며 팀에 결승행 티켓을 안겼다.

제주로서는 김오규뿐 아니라 2번 키커로 나선 임채민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긴 게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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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 선착한 전북은 대회 2연패와 함께 FA컵 최다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최다 우승 기록은 전북과 수원 삼성이 함께 보유한 5회다.

전북은 전반 22분 문선민이 이수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러자 인천에서는 전반 38분 제르소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왼발 슈팅으로 1-1을 만들었다.

결승 골은 후반 16분 전북 백승호가 넣었다.

박재용이 백승호에게 옆으로 흘려준 공을 백승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2-1로 앞서 나가는 득점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 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동준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인천 음보쿠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박재용이 침착하게 득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