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뉴스] 시즌 성적? 선발에 물어봐!
두산 베어스 선발 후랭코프가 27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2회 역투하고있다.
수 년째 이어지는 타고투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야구는 역시 투수 놀음이다. 팀당 28~31경기를 치러 아직 110경기 이상 남아있지만 올시즌 초반 순위싸움에는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띈다. 선발진이 따낸 승 수에 따라 단독선두 두산부터 4위 KT까지 순위가 갈렸기 때문이다.
30일 현재 30경기에서 21승을 따낸 두산은 선발진이 16승을 책임졌다. 새스 후랭코프가 5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라있고 조쉬 린드블럼도 4승을 따냈다. 외국인 투수 원 투 펀치가 선발진이 따낸 전체 승 수의 56%를 책임졌다. 강력한 원투펀치가 경기를 만들어주니 자연스럽게 시너지효과가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도니스 산체스를 영입하고 김광현이 복귀한 SK도 메릴 켈리까지 강력한 1~3선발에 ‘잠수함’ 박종훈(4승 1패)이 깜짝 활약을 펼친 덕분에 팀이 거둔 20승 중 15승을 선발진이 합작했다. 두산보다 1승 모자란 단독 2위인데 선발진의 승 수 차이와 같아 눈길을 끈다. 켈리가 열흘 이상 전열에서 이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산이 되는’ 선발진을 보유한 것이 순위싸움에 얼마나 유리한지 유추할 수 있다.
LG 선발 소사가 26일 잠실 넥센전에서 포심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배우근기자
‘투수왕국’ LG도 선발진에서 13승을 따냈고, 더스틴 니퍼트가 구위를 회복한 KT도 10승을 합작했다. 선발진이 두 자리 승 수를 합작한 네 팀이 이들이 따낸 승 수에 따라 1~4위에 올라있다는 자체가 눈길을 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선발 투수들이 5~6이닝 가량 대등한 싸움을 펼쳐주면 타선이 반격할 시간을 벌 수 있다. KT 김진욱 감독은 “선발투수가 5~6이닝만 버텨주면 언제든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선이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이 아니다. 타선 응집력은 업다운이 있어 말그대로 ‘복불복’이라 마운드를 기반으로 한 수비로 상대를 제압해야 승산이 높다. 실제로 6위 KIA는 팀 타율 2위(0.296), 선두 두산은 팀 타율 5위(0.286)로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김 감독은 “초반에 대량실점해 흐름을 넘겨주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 불펜을 조기가동해야 하는데,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불펜 과부하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불펜 필승조가 3연속경기 등판하면 그 다음 경기 계산이 안된다. 선발이 완투해주기를 바라거나, 타선이 폭발해 초반부터 대량득점하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 그래서 선발투수가 5~6이닝 꾸준히 던져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마지막 날까지 끝을 알 수 없는 순위싸움이 펼쳐진 지난해에는 우승팀 KIA 선발진이 63승을 따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과 롯데, SK가 51승, NC가 50승을 각각 기록해 치열한 각축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