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정이 26일 문학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선제 투런 홈런을 쳐낸 뒤 홈베이스를 밟으며 후속 타자 로맥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SK가 지난해 타구단의 부러움을 사던 다연발 홈런포를 더 업그레이드했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홈런포가 터지고 있다. 지고 있어도 언제 한 방이 나올지 모른다. 갈수록 매서워지는 SK 뒷심의 원천이다. 쉬어갈 곳 없는 SK 타선은 상대에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다.

올시즌 SK의 선발라인업은 ‘작전이 나왔을 때 누가 번트를 대는가’라는 질문을 유발할 정도로 파워있는 타자들로 포진되고 있다.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펀치력있는 타자로 배열되고 있다. 29일 현재 SK 공격의 핵인 최정이 13개로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제이미 로맥과 김동엽이 각각 11개, 10개의 홈런을 작렬했다. 벌써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3명이나 된다. 한동민은 7개, 최승준은 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나주환, 정의윤(이상 3개), 노수광, 정진기(이상 2개), 김성현, 이재원(이상 1개)도 손맛을 봤다. 

지난 3일 문학 KIA전에선 1회 로맥의 3점포, 김동엽의 솔로포로 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했고 4회에 최정의 3점포까지 터졌다. 이후 정의윤과 최승준이 투런포, 솔로포로 이날 경기 2번째 연속타자 홈런을 작렬했다. 8회에는 김동엽이 이날 두 번째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최정부터 로맥, 김동엽, 정의윤, 최승준까지 3~7번타자 모두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숨막히는 SK 타선의 위력이 가장 잘 드러난 경기다. 

최정과 어렵게 승부를 하더라도 로맥이 다음에 나온다. 둘 다 거르더라도 김동엽이 타석에 선다. 김동엽까지 어려운 승부를 해 누가 채워지는 것도 부담이다. 정의윤, 최승준의 한방이 부담스럽다. 한동민은 최정 앞에 나오거나 뒤로 배치되기도 한다. 누가 나오더라도 한방이 있으니 상대 투수진에 공포 그 자체다. 홈런을 의식해 지나치게 제구 등에 신경쓰다 오히려 실투가 나온다. 지난 28일 고척 넥센전에선 4-4로 맞서던 9회 2사에서 최정이 역전 2타점 2루타로 팀에 6-4 역전승을 안겼다.

투수라면 ‘똑딱이’ 타자보다 ‘거포’를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한방이 주는 부담감이 워낙 크다. 경기 상황에 따라 홈런타자에게는 최대한 좋은 공을 주지 않으며 어렵게 승부를 이어간다. 다음 타자와 상대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한다. 하지만 SK 타선은 그런 선택 자체를 불허한다. 피해가려다 더 큰 산을 만난다. 올시즌 SK 타선이 더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