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헝다와 세레소오사카, 그리고 제주 사이에서 생존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부리람유나이티드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죽음의 조라 불리던 G조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제주와 광저우, 세레소 등 한중일 강팀들과의 싸움에서 2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16강에서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8일 홈에서 열린 전북과의 16강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2골을 허용한 건 유쾌하지 않지만 K리그 최강팀 전북을 잡은 건 성과다. 

부리람은 태국 최고의 클럽이다. 지난 10년 사이 6번이나 태국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시즌에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013년에는 서울과 장쑤, 베갈타센다이 사이에서 ACL 16강에 진출한 적도 있다.  

ACL에 임하는 부리람은 전술은 뚜렷하다.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수비에 집중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든다. 공격에서는 디오고와 에드가 실바, 허리에서는 유준수, 그리고 수비에서는 안드레스 투네스가 중심을 잡는다. 각 포지션에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디오고는 개인기가 좋고 결정력이 탁월하다. 신장 191cm의 장신 공격수 에드가 실바는 공중볼을 다루는 능력이 좋다. 피지컬도 뛰어나 아시아의 어떤 선수들을 만나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유준수는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소화하는 만능 선수다. 작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투네스는 부리람에서만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부리람에 특화된 수비수다. 

전북도 부리람 전술에 당했다. 원정이지만 전북은 주도권을 쥐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부리람은 일단 버티다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전진해 기회를 모색했다. 첫 번째 골과 세 번째 골이 모두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부리람은 홈에서 광저우와 비기고 세레소를 이긴 건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전북 입장에선 2차전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부리람이 쉬운 팀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1차전서 패했기 때문에 급한 쪽은 전북이 됐다. 원정에서 2골을 넣어 한 골만 먼저 넣으면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불리한 게 사실이다. 첫 맞대결을 교훈 삼아 전북다운 경기를 해야 8강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