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선수 한명이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긍정과 부정, 두 가지 대답이 모두 가능하다. 투타, 공수, 각 포지션 전력이 어우러져 팀 전력이 만들어지는데, 선수 한명이 흐름 전체를 돌려놓긴 어렵다. 다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면서, 기존 전력과 폭발력있는 동반 상승 효과를 낸다면 말이다. 삼성 라이온즈 사람들이 구자욱 복귀를 바라보는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꼴찌로 추락한 삼성에는 새로운 에너지, 탈출구가 필요하다.  

라이온즈 타선의 간판 구자욱(25)이 KT 위즈와 수원 3연전에 맞춰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 4월 6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한달 만의 복귀다. 열흘 정도 전력에서 빠졌다가 돌아올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보다 몸 상태가 안 좋아 공백이 길어졌다. 지난 한 달간 구자욱은 재활치료, 재활훈련을 거쳐 퓨처스리그(2군)에서 경기 감각을 점검했다. 지난 3일, 5일 퓨처스리그 2경기에 출전해 4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1군 합류와 동시에 맹활약을 기대하긴 어렵다. 2군 경기에 출전했다고 해도 1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구자욱-다린 러프-이원석'으로 이어지는 득짐한 클린업 트리오가 구성된다. 지난 한 달간 이원석이 3번을 맡아 구자욱 빈자리를 채웠다. 1~2번 테이블 세터 박해민과 김상수에 최근 좋아진 강민호까지, 남부럽지 않은 타선을 가동할 수 있다. 김한수 감독은 "구자욱이 있는 타선과 없는 타선은 차이가 크다"고 했다. 지난 3년간 구자욱이 보여준 존재감을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구자욱이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때 얘기다. 

구자욱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11경기에서 47타수 10안타, 홈런없이 타율 2할1푼3리, 3타점. 장타율이 2할3푼4리, 출루율이 2할4푼5리였다. 주자를 득점권에 둔 상황에선 14타수 3안타, 2할1푼4리를 기록했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중심타자로서 기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그러나 그가 계속해서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야구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1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 2할2푼5리(40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장타를 의식해 스윙이 커지면서 정교함이 떨어지고, 삼진이 늘어 걱정을 샀다. 우려를 비웃듯 구자욱은 5월을 기점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려 타율 3할1푼(564타수 175안타), 21홈런, 107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한시즌 개인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전 경기에 출전했고, 3년 연속 3할대 타율을 찍었다. 

구자욱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