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팀’ 경남 원정,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과 라이벌 매치다. 서울이 황선홍 감독 사임 및 이을용 감독대행 선임으로 전환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그들 앞에 놓인 파고가 높다.

숨돌릴 틈이 없다. 서울은 1일 창원으로 내려가 이튿날인 2일 오후 7시30분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과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1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경남전 뒤 곧바로 상경, 3일 수원과 미디어데이를 통해 슈퍼매치 알리기에 나선 뒤 5일 오후 4시 수원과 올해 첫 홈 라이벌전을 치른다. 서울은 두 경기 말고도 오는 12일 강원과 원정 경기, 20일 전북과 홈 맞대결 등 4경기를 하고, 7월7일까지 월드컵 브레이크를 갖게 된다. 그래서 ‘황선홍 체제’가 최소 휴식기 전인 전북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대구~전남~상주로 이어지는 4월21~28일 3연전에서 1승1무1패라는 저조한 결실을 맺자 미련 없이 사임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는 1일 구단 SNS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순간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더 노력하는 모습으로,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을용 체제’ 지난 2011년 황보관 감독이 부임 7경기 만에 사임한 뒤 젊은 최용수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끌어올려 대성공했던 과거와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최 감독은 7~8월 7연승 등으로 서울의 진면목을 찾은 뒤 결국 정규시즌 3위로 그 해를 마무리했다. 이듬 해 정식 감독에 오른 뒤 1부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서울의 새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이 감독대행은 2003~2004년, 2006~2008년 등 총 5년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만큼 서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엔 청주대 코치를 맡아 사실상 지휘,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청주대의 실력을 확 끌어올렸다. 지난 해 서울 코치로 온 뒤 묵묵히 일하던 그의 시즌 도중 감독대행 승격은 ‘최용수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지금은 데얀이나 오스마르, 윤일록 등 실력 있는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고 팀이 침체기를 걷는 시점이라는 것이 핸디캡이다. 멤버들이 제법 화려했던 2011년과는 또 다르다.

여기에 대진표도 쉽지 않다. 경남은 득점 선두 말컹을 앞세워 초반 4연승을 거두는 등 승격팀 답지 않게 잘 한다. 승점 17로 K리그1 3위를 달리고 있다. 9위 서울(승점 10)과 간격이 크다. 어린이날 관중몰이를 위해 붙는 수원은 비록 지난 달 29일 전북 원정에서 패했으나 승점 20으로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이 감독대행의 첫 홈 경기가 물러설 수 없는 슈퍼매치가 됐다.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떠난 서울 팬들을 다시 불러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이 감독대행에겐 위기이면서 기회다. 경남~수원전을 잘 헤쳐나가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강원~전북전을 치른 다음 월드컵 휴식기를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