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1일 마산 NC전에서 13-4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마이클 초이스, 김민성, 조상우, 이보근이 게임조에서 제외됐음에도 8회초 젊은 선수들의 절묘한 팀플레이로 NC를 무너뜨렸다. 넥센으로선 주축 선수들을 아끼고 승리까지 얻은 일거양득을 취한 경기가 됐다. 
 

6회까지는 접전이었다. 넥센 제이크 브리검과 NC 로건 베렛 모두 5회까지는 1점만 허용하며 순조롭게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6회에 나란히 3실점하며 4-4 동점이 됐다. 브리검이 5.1이닝 4실점, 베렛이 6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가운데 양 팀 모두 불펜진을 가동했다. 그리고 8회초에 승부의 추가 넥센으로 기울었다. 하위타선에 자리한 예비전력이 NC를 흔들었고 상위타선을 지킨 주전선수들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초 김하성과 고종욱의 연속 안타로 5-4로 리드한 넥센은 김규민이 침착하게 볼넷을 고르고 김혜성의 적시 2루타로 리드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1사 2,3루에서 김재현의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는 K.O 펀치였다. 김재현은 상대투수 최금강의 초구에 번트를 댔고 3루 주자 김규민은 공이 배트에 맞자마자 홈으로 질주해 가볍게 득점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예비전력 선수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NC의 혼을 쏙 빼놓은 장면이었다. 이후 넥센은 이정후와 이택근의 적시타, 그리고 김하성의 3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17안타를 합작하며 선발 출장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활약한 가운데 5연패를 끊었던 지난달 29일 고척 SK전처럼 김규민과 김혜성의 유독 빛난 경기였다. 7번 타자 1루수로 출장한 김규민은 6회초 프로 입단 6년 만에 1군 무대 첫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첫 3안타 경기도 달성했다. 2연속 경기 멀티히트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크게 알렸다. 안정적인 수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2년차 신예 김혜성은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김규민과 함께 2연속 경기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넥센은 박병호와 서건창에 이탈에 이어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과 휴식으로 암울한 5월 첫 경기를 치를 것 같았다. 그러나 이들은 대신해 선발출장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이는 이정후와 이택근, 김하성과 같은 중심 선수들의 분발도 유도했다. 예비전력 선수들이 선발 출전 기회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전력의 차포마상이 모두 합류할 때 전력질주를 바라보고 있는 넥센이다. 

경기 후 김규민은 “첫 홈런을 쳤지만 무덤덤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랐을 때는 계속 1군에 있기 위해 정말 잘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석에서 침착하게 내가 칠 수 있는 공만 치자고 다짐한다”며 “병호 형이 오면 자리를 내주겠지만 그래도 부상 없이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목표다. 꾸준히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백업포수 김재현은 8회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 상황을 두고 “안 그래도 타석에서 작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딱 사인을 내셨다. 초구부터 깔끔하게 잘 성공한 것 같다”며 “포수인 만큼 공격보다는 수비와 투수에 신경 쓴다. 브리검이 5회까지 좋았는데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6회에 고전했다. 그래도 올시즌 투심이 좋아지면서 슬라이더도 큰 효과를 본다. 브리검이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올시즌 브리검의 활약을 자신했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후반 타선의 집중력으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불펜에서 나온 김동준과 조덕길도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특히 김동준의 시즌 첫 승을 축하한다”면서 “마지막으로 콜업 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규민의 데뷔 첫 홈런도 축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