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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는 내년 시즌 큰 변화를 겪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 연장 승부치기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제도로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계측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2023시즌 이 제도를 도입해 경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연장 승부치기는 국제대회에서 적용하는 제도로 이미 국내 다수의 선수들이 경험한 바 있다.

KBO는 여기에 더해 ABS까지 도입한다. 일명 로봇심판으로 불리는 ABS는 기계가 볼 판정을 내려주는 시스템이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과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 뒤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주심에게 볼 판정 내용을 전달하고, 주심은 이를 듣고 그대로 판정을 내린다.

주변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특히 ABS는 스트라이크 판정 시비와 경기 시간을 줄이고 공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시스템 자체가 불완전하고 완벽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은 우려를 산다.

MLB는 독립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시험 운영했으나 미흡한 점이 많다고 판단해 도입을 늦추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선수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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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는 1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선수협 주관 시상식이 끝난 뒤 "내년 시즌엔 너무 많은 것이 한 번에 바뀌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프로야구는 사인이 많은데 피치 클록이 어떻게 작동할지 걱정"이라며 "ABS 역시 절대 타격할 수 없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일단 우리 선수들은 KBO 결정에 따르긴 하겠지만, 시즌 중에 혼란과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너무 늦을 것"이라며 "KBO는 스트라이크 존 설정 등 각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빨리 선수단에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일단 예년처럼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LG 주전 포수 박동원은 "새로운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고 있다"라며 "ABS가 도입되더라도 일단은 프레이밍(포수가 기술적으로 포구해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기술) 등을 예전처럼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프레이밍은 투수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준다"라고 덧붙였다.

2023시즌 도루 1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은 '피치 클록 도입으로 주력이 좋은 선수들의 몸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리그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2023시즌 출루율 1위 홍창기(LG)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ABS는 한번 겪어봐야 알 것 같다"라며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