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에 주장 하주석까지 이탈한 한화, 분위기 쇄신책 고민 중
하주석, 16일 롯데전서 볼 판정에 거친 항의로 퇴장
KBO 상벌위원회 회부될 듯…한화 내부에서도 대책 고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휘말렸다.
한화는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주장 하주석이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격분해 배트를 내리치는 행동을 했다가 퇴장당했다.
하주석은 0-2로 뒤진 8회말 공격에서 삼진으로 아웃된 뒤 심판과 거칠게 언쟁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하주석에 관한 상벌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17일 "KBO는 올해 볼 판정에 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선수들을 대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있다"며 "상벌위원회 개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KBO는 지난달 30일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키움 히어로즈의 전병우에게 벌금 5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화는 KBO 징계 여부와 별개로 팀 분위기 쇄신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단 하주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를 겪는 하주석에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1군 선수단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하주석에게는 휴식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는 최근 떨어진 타격감 문제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성적은 물론, 팀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크게 느꼈고, 압박감에도 시달렸다.
하주석은 지난달 4일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서 9회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화 선수단 관계자는 "팀 내 고참 선수가 드물다 보니 하주석이 많이 힘들어했다"며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해 많이 속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당분간 하주석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머리를 식힐 시간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단 자체 징계 가능성은 작다. KBO는 지난 3일 KBO 규약 중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을 수정 보완하면서 동일한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구단의 이중 제재를 금지하기로 했다.
KBO가 거친 행동을 한 하주석에게 징계를 내리면 팀 내에선 같은 이유로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17일부터 창원에서 9위 NC 다이노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한화는 3경기를 모두 잡으면 9위 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루징 시리즈의 성적을 거두면 상황은 매우 암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