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부상 탓에 교체가 예상됐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숀 놀린이 우여곡절 끝에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오랜 부상을 털고 26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놀린은 28일까지 치러지는 KIA와 NC 다이노스의 주중 3연전 중에 1군 등록과 함께 선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한 놀린은 지난 5월 훈련 도중 종아리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놀린의 회복 기간이 4주를 넘기면서 KIA 구단은 딜레마에 빠졌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그대로 방치하기 어려웠지만, 8경기에서 43⅓이닝을 책임질 정도로 준수한 이닝 소화력을 보인 놀린을 쉽게 내치기도 힘들었다.

KIA 구단이 머뭇거리는 사이 상황은 놀린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자택에서 한방치료 등을 받으며 회복에 힘써온 놀린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먼저 팀을 떠나면서 시간을 벌었다.

KIA는 6월 말 로니를 집으로 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 토머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하지만 늦어도 7월 초에는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던 놀린의 회복 기간이 늘어지자 KIA 프런트는 또다시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지난 12일 외국인 선수 수급 채널 구축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장정석 KIA 단장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방출된 투수와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놀린의 교체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해당 선수와의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KIA는 당분간 놀린의 상태를 지켜보며 차분히 다음 행보를 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사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놀린은 실전 투구를 성공리에 치러 1군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상무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놀린은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5㎞에 이를 정도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22일 kt wiz와의 2군 경기에 다시 선발 등판해서는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KIA 코치진의 기대감을 높였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에 불과했지만,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로 투구하며 kt 2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물론 놀린의 교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장에선 놀린이 27일이나 28일 1군에 등록된 뒤 곧바로 선발 복귀전을 치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KIA 구단은 복귀전 성적에 따라 놀린의 교체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8월 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장정석 단장이 여전히 현지 시장을 둘러보며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인 이유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놀린과 교체할 마땅할 외국인 투수를 찾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라 외국인 선수는 8월 15일 전까지 소속 선수로 공시돼야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올해 상위권을 노리는 KIA로선 8월 15일 전까지는 놀린의 교체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결국 놀린에게는 NC와의 복귀전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경기가 될 전망이다.

KIA 관계자는 "놀린이 2군 경기에서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하며 잘 던졌다"면서도 "문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직구의 구위다. 지금보다 구속을 더 끌어올리면 1군 복귀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상 이후 여러 차례 교체 위기에도 꿋꿋이 버티며 복귀를 앞둔 놀린이 KIA 코치진을 만족시켜 한국에 남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