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에 '투혼 주루'…kt 박병호 "말렸어도 뛰었을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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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에 '투혼 주루'…kt 박병호 "말렸어도 뛰었을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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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에 '투혼 주루'…kt 박병호

박병호,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준PO 4차전 MVP'

성치 않은 발목으로 7회 2루까지 전력 질주…쐐기 득점 발판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t wiz 주포 박병호(36)는 가을야구에서 뛰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지난달 주루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앞뒤 인대가 모두 끊어졌던 박병호는 '시즌 아웃'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정규시즌 막판 그라운드에 돌아왔고, 가을야구에서는 하루하루 역사를 쓰고 있다.

박병호는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의 9-6 승리를 이끌고 데일리 MVP에 뽑힌 박병호는 상금 100만원과 리쥬란 코스메틱 100만원 상당 협찬품을 받았다.

경기 후 박병호는 "큰 경기에서 이겨서 정말 기쁘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고, 그런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승리했다. 이 분위기가 5차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시동을 건 박병호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5회 2사 1, 2루 득점권 기회에서 타석에 등장했다.

그리고 키움 최원태를 상대로 좌익수 쪽 적시타를 터트려 2루에 있던 강백호를 홈에 불러들였다.

3-2로 경기를 뒤집은 결승타였다.

이 안타로 준PO 통산 19타점째를 올린 박병호는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썼다.

박병호는 7회 믿기 힘든 주루까지 보여줬다.

선두타자로 등장해서 좌익수 쪽 깊숙한 타구를 날렸고, 거침없이 2루까지 달렸다.

불과 한 달 전 발목 인대가 끊어져 지금도 경기 전 발목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라고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박병호의 2루타, 장성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만든 kt는 황재균의 펜스 직격 2타점 2루타로 5-4에서 7-4까지 달아났다.

성치 않은 발목으로 최선을 다해서 뛴 박병호의 투혼이 보상받은 순간이다.

박병호는 "최근 들어 가장 빨리 뛴 거 같다. 그때는 누가 말렸어도 뛰었을 거 같다"면서 "다리 때문에 1루에서 멈추면 분위기에 안 좋을 거 같아서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2루에 도착해서 다리 상태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kt는 박병호뿐만 아니라 부상 선수가 많다.

조용호는 준PO 1차전에 앞서서 허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주전 유격수 심우준 역시 제 컨디션이 아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결장한 '돌격대장' 조용호는 이날 7회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골라냈다.

박병호는 "한 시즌 가을야구만을 목표로 뛰었는데 부상으로 못 나가면 너무 아쉽다"면서 "조용호도 복귀하려고 노력했기에 오늘 대타로라도 나왔다. 마지막에 조금씩 더 힘을 내고 있다"고 선수들의 투혼을 소개했다.

8회에는 비디오 판독 끝에 또 하나의 안타를 더했다.

1사 1루에서 박병호는 왼쪽 펜스로 깊숙한 타구를 보냈다.

키움 좌익수 김준완이 펜스에 부딪혀가며 이를 잡았고,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펜스에 먼저 맞고 김준완의 글러브에 타구가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박병호의 이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간 kt는 상대 실책으로 9-6으로 달아나는 쐐기 점수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린 kt는 22일 고척에서 플레이오프(PO) 티켓을 걸고 키움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박병호는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오늘 타순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장면이 나왔다. 오늘 경기가 5차전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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