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막스 페르스타펜(25·레드불·네덜란드)이 역대 가장 압도적인 포뮬러원(F1)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페르스타펜은 31일(한국시간) 멕시코의 에르마노스 로드리게스 서킷(4.304㎞·71랩)에서 열린 2022 F1 월드챔피언십 20라운드 멕시코시티 그랑프리에서 1위(1시간38분36초729)로 결승선을 통과, 2위를 차지한 '라이벌' 루이스 해밀턴(37·메르세데스·영국)을 15초186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올 시즌 14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일군 페르스타펜은 F1 한 시즌 최다승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당시 페라리·독일)와 '4회 챔피언' 제바스티안 페텔(당시 레드불·독일)이 각각 2004년과 2013년 13차례 우승해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을 가지고 있었는데, 페르스타펜이 올 시즌 19라운드 미국 그랑프리와 이번 멕시코시티 그랑프리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두 레전드를 넘어섰다.

페르스타펜은 이미 18라운드 일본 그랑프리 우승으로 누적 승점으로 순위를 매기는 시즌 드라이버 랭킹에서 1위를 확정, '2022시즌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예약해 둔 상태였다.

페르스타펜은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루이스의 8번째 챔피언 등극을 저지하더니 올해는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해밀턴과 메르세데스가 부진해 지금으로서는 F1에서 페르스타펜을 막아설 드라이버가 보이지 않는다.

'페르스타펜의 시대'가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승부는 '타이어 관리'에서 갈렸다.

3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해밀턴은 1번 그리드 페르스타펜의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필사의 추격에 나섰다.

페르스타펜은 소프트 타이어를, 해밀턴은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해 레이스를 시작했다.

타이어가 딱딱할수록 속력은 느리지만 피트인 횟수를 줄이며 오래 달릴 수 있다. 반대로 소프트 타이어를 끼우면 더 빠른 속력이 확보되나 빨리 닳아 피트인 횟수가 늘어난다.

'속력'을 택한 페르스타펜의 과감한 선택이 옳았다.

레이스 막판, 페르스타펜과 격차가 멀어지자 해밀턴은 팀과 교신에서 타이어 탓에 속도가 안 난다며 거듭 불만을 표했다.

토토 볼프 메르세데스 감독은 교신에서 "돌이켜보니 올바른 타이어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해밀턴에게 인정했다.

해밀턴은 결국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레드불의 '팀 플레이어' 세르히오 페레스(32·멕시코)는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페레스는 해밀턴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그의 힘을 빼는 등 페르스타펜의 우승을 도왔다. 여기에 '홈 서킷'에서 포디움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페르스타펜은 "소프트 타이어로 초반에 속도를 낸 전략이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정말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페레스도 "포디움에 오르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면서도 "홈 팬들 앞에서 더 나은 성적을 내지 못해 조금 실망스럽다. 2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