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3)의 이름 앞에는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는 게 에이스의 임무다.

삼성의 키움 히어로즈전 5연패 사슬을 끊은 뷰캐넌은 마운드 위에서 다시 한번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했다.

뷰캐넌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방문 경기에서 6이닝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하고 시즌 5승(3패)째를 수확했다.

뷰캐넌의 역투를 앞세운 삼성은 4-2로 승리해 지난해 10월 27일 고척 경기부터 이어진 키움전 5연패에서 벗어났다.

안타 9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키움 타자들은 뷰캐넌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그러나 뷰캐넌은 최고 시속 151㎞ 속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키움의 좌타 라인을 위기 때마다 적절하게 틀어막았다.

경기 후 뷰캐넌은 "몸쪽 제구가 잘 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좌타자 몸쪽으로 빠른 공을 던진 뒤, 체인지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정석적인 투구가 통했다는 의미다.

이날 키움 선발로 나선 에릭 요키시(33)는 지난해 뷰캐넌과 함께 16승을 거둬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선수다.

뷰캐넌은 요키시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기쁨보다 1회부터 3점을 뽑아 준 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타자들이) 요키시 같은 좋은 투수를 상대로 초반에 3점을 내줬다. 최대한 이 점수를 지키며 팀에 이길 기회를 주는 게 선발 투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키시와 작년 다승왕 대결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삼영(50) 삼성 감독은 "1회 집중력 있게 3점을 낸 타자들이 뷰캐넌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덕분에 이겼다"며 승부처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