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박석민(33)이 다시 주장을 맡았다.

박석민은 2017시즌 NC의 새 주장이었다. 그러나 2017시즌 후반 그 역할을 선배인 손시헌(38)에게 넘겼다.  

부진한 박석민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김경문 전 NC 감독의 배려가 담긴 결정이었다.

김 전 감독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 패배 후 NC 더그아웃을 떠났다. 팀 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김 전 감독은 고문 역할을 하고, 단장이던 유영준 감독대행이 NC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대행은 박석민, 손시헌과 면담해 주장 교체를 권유했다.

유 감독대행은 팀 내 최고참인 손시헌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짐을 덜어주고, 박석민의 밝은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살려보자는 뜻이라며 선수들을 설득했다.

박석민은 처음에는 이 제안을 고사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박석민은 "처음 주장을 맡았을 때와는 조금 다르다. 마음이 무겁고, 선수를 대표해서 김 감독님께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석민이 NC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김 전 감독의 의지에서 비롯했다.

대구 출신인 박석민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대구를 연고로 한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뛰었다. 

2015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석민은 NC의 러브콜을 받았다. 3루 보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김 전 감독의 요청으로 NC에서 4년 최대 96억원의 거액을 제시한 것이다. 

최고의 대우로 NC에 온 박석민은 2016년 타율 0.307에 32홈런으로 기대에 부응했지만, 2017년 타율 0.245에 14홈런으로 부진했다. 출장 경기 수도 144경기 중 101경기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박석민은 50경기 타율 0.226 6홈런을 기록 중이다. 팀 성적이 전례 없이 '꼴찌'로 추락한 상태여서 마음이 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박석민은 "저는 감독님 요청에 FA로 왔는데, 감독님이 나가신 게 저 때문인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박석민은 3일 경기 후 대구에 있는 집으로 가는 중 차 안에서 감독 교체 소식을 들었다. 그는 "연락을 받고 머리가 하얘졌다. 그리고 죄송했다"며 그 순간을 떠올렸다.

박석민은 죄송스러운 마음을 책임감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팬을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경기장에서 포기하지 말고, 경기장 밖에서는 사생활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다시 주장을 맡아 선수들에게 처음 해준 말을 공개했다. 

책임감은 성적 욕심으로 이어진다. 

박석민은 "유 감독대행님과 구단은 제가 밝게 팀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 좋은 성적이 나와야 그런 성격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제가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주장이 야구를 잘하고 나서 이야기하는 것과 야구를 못했을 때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