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잡은 키움 한현희의 깨달음 '욕심이 화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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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잡은 키움 한현희의 깨달음 "욕심이 화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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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잡은 키움 한현희의 깨달음

1군 복귀전서 SSG 상대로 6이닝 1피안타 1실점 '시즌 5승'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고속 잠수함' 한현희(29)는 올해 팀에서 '미운 오리' 대접을 받았다.

홍원기(49) 감독은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선발 투수로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도 들쭉날쭉한 한현희를 냉정하게 대했다.

마운드에서 조금만 부진해도 한현희를 1군에서 뺐고, 올해만 벌써 6번이나 한현희를 내리고 또 올렸다.

선발과 불펜에서 활용 폭이 넓은 한현희는 키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그래서 홍 감독도 한현희를 내린 뒤 매번 보름이 지나지 않아서 다시 1군에 불렀다.

지난달 20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고 바로 다음 날 말소됐던 한현희는 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13일 만에 복귀했다.

6회까지 던진 한현희가 내준 안타는 2회 최주환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딱 하나다.

키움은 2-1로 승리해 5연승을 이어가며 3위를 지켰고,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한현희는 7월 8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57일 만에 승리를 추가해 시즌 5승을 달성했다.

한현희에게 그토록 냉정했던 홍 감독이 "상대 타이밍을 빼앗기 위한 강약 조절이 인상적이었다. 제구를 앞세워 타자를 잘 공략했다"고 칭찬할 정도로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2군에 내려가기 전이나, 다녀온 뒤 지금이나 공 자체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대신 정신적인 깨달음을 얻었다. 이번에 1군에서 말소된 이후에도 퓨처스(2군) 리그 딱 1경기에만 나섰던 한현희는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신청을 연기하고 올 시즌을 준비한 한현희는 훈련 중 발목 부상으로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FA를 앞둔 해라 좋은 성적이 간절한데, 마음이 조급할수록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한현희는 "조금 더 잘하면 될 거 같아서 욕심을 많이 부렸다. 점수를 주기 싫어서 볼을 많이 던졌다. 오늘은 볼 말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자고 생각했더니 잘 풀렸다"고 했다.

욕심을 버리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한현희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2-1로 앞선 가운데 내려간 뒤에도 키움은 7회 무사 1, 2루와 9회 1사 3루 위기를 맞았다.

평소라면 가슴 졸이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봤을 법한데, 정작 한현희는 "솔직히 배고파서 에너지바를 먹고 있었다. 긴장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현희는 긴 부진을 끊고 승리 투수가 된 것보다 뒤늦게 어머니께 생일 선물을 해서 기쁘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 생신이 9월 1일이다. 매년 그날 즈음에 선발로 나가면 꼭 승리했다"며 "원정 때문에 생일날 못 찾아뵈었는데,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팀에 '백조'로 거듭나 돌아온 한현희는 "남은 시즌 선발로 나가면 결과 생각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던지는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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