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게 접은 이상대 "PBA 준우승 상금, 대출 갚아야죠"
PBA 투어 첫 준우승으로 상금 3천400만원 획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의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샷이 들어간 순간, 이상대(41)는 후련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환호하던 사파타에게 다가가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던 이상대는 경기가 끝난 뒤 "온 힘을 다해 어떻게든 했는데 사파타가 더 잘하더라"고 인정했다.
이상대는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사파타와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점수 3-4로 패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그는 이번 시즌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8강 진출에 이어 두 번째 대회인 하나카드 챔피언십은 데뷔 첫 준우승을 차지하며 당구 팬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컨디션이 정말 좋았고, 연습한 대로 스트로크가 잘 돼서 경기가 잘 풀린 대회"라고 돌아봤다.
프로당구가 출범하기 전까지 많은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상대 역시 생계를 위한 또 하나의 직업이 있었다.
2009년부터 여러 음식점을 운영했던 이상대는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그때를 떠올리며 그는 "가게를 정리하고 정말 힘들었고, 경기력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당구에만 전념하면서 이상대에게 조금씩 길이 열렸다.
출전한 대회에서 한 계단, 두 계단 토너먼트를 통과해 올라가며 자신감을 얻었고,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이어졌다.
이상대는 "가게 정리하고 당구만 열심히 치고 몸도 만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전까지 한 대회에서 받은 최고 상금이 300만원이었던 이상대는 이번 대회로 한 번에 3천400만원을 거머쥐었다.
그는 "일단 (대출) 갚을 것 좀 갚아야 한다"며 "만약 우승했으면 이번 한 번에 상환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첫 결승전에도 긴장하지 않고 사파타와 명승부를 펼친 이상대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상대는 "올해 첫 대회도 8강 가고, 이번에 준우승까지 했으니 올해 한 번 우승하는 걸 목표로 잡고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