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 정은 올시즌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40개, 46개의 홈런을 때리며 2년 연속 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만큼 올시즌에도 부상만 없다면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를 수 있다. 예상했듯 최 정은 지난 4월 중순 무렵부터 홈런 부문 선두 경쟁에 뛰어들더니 특유의 몰아치기를 발휘하며 어느새 선두로 나서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19일 현재 최 정은 25홈런으로 공동 2위인 팀동료 제이미 로맥과 두산 베어스 김재환에 2개차 앞서 있다. 

헌데 최 정의 타격감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홈런은 많은데, 타율이 낮다. 67경기에 출전한 최 정의 타율은 2할5푼1리다. 이날 현재 규정타석을 넘긴 타자 58명 가운데 타율 52위다. 또한 삼진은 77개를 당해 이 부문서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와 공동 최다를 기록중이다. 로맥(0.328)과 김재환(0.314)이 각각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진수도 로맥은 67개, 김재환은 63개로 최 정보다 훨씬 적다.

최 정이 이처럼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최 정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결장했다. 목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5회 종료 후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돼 최 정은 대타 출전 기회도 없이 하루를 쉬었다. 최 정은 올해 팀이 치른 69경기 중 66경기에 선발출전했다. 나머지 3경기는 결장 2경기, 대타 출전 1경기다. 별다른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최 정은 지난해 144경기 가운데 무려 14경기에 결장했다. 지난해 5월 초에는 손가락 부상으로 4경기 연속 결장하는 등 전체적인 몸상태가 올해보다는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 정은 타율 3할1푼6리에 OPS(출루율+장타율) 1.111으로 시즌을 마쳤다. 몸상태만 놓고 본다면 올해 타율이 유난히 떨어지는 이유를 찾기 힘들다. 

힐만 감독은 늘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휴식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 정의 타격감은 지금 최상은 아니다. 연습이 부족하거나 특별히 휴식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로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진이 많다는 건 유인구, 즉 볼에 스윙을 많이 한다는 걸 의미한다. 반복되는 헛스윙과 배트 중심을 빗겨가는 타격은 밸런스를 흐트러뜨린다. 

이 부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 정은 올해 25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출전 67경기 중 무려 37.3%가 무안타 경기였다. 이 수치가 로맥은 67경기 중 16경기로 23.9%, 김재환은 68경기중 16경기로 23.5%다. 더구나 김재환은 최근 20경기 연속 안타 행진중이다. 곧 장마와 무더위가 들이닥친다. 컨디션 조절이 더욱 어려워지는 시기다.  

지난해까지 36년간 역대 홈런 1위의 평균 타율은 3할1푼1리였다. 최고 타율 홈런왕은 2010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로 그해 44홈런을 치면서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했다. 반면 최저 타율 홈런왕은 2007년 삼성 라이온즈 심정수다. 그는 그해 타율 2할5푼8리에 홈런 31개를 쳤다. 타율 2할대 홈런왕은 13명이었다. 

최 정의 통산 타율은 2할9푼2리이며, 2010년 이후에는 3할을 6번이나 쳤다. 아무리 봐도 올해 타격감은 영 신통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