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엔 미안함과 책임감이 담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자정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서 1-2로 졌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 전반전에만 6개의 슛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멕시코의 배후 공간을 노렸다. 하지만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버티고 있는 멕시코의 골문은 단단했다. 오히려 멕시코의 역습에 수비진이 흔들리며 2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그는 경기 후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해 미안하다"며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어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있고, 내가 위로해주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다들 아쉬울 것이다"면서 "어린 선수들을 위로를 해줘야 했다. (기) 성용이 형에겐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짐을 나눠야 했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막내였던 손흥민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펑펑 울었다. 그리고 4년 뒤 다시 찾은 월드컵 무대. 막내를 벗어났고, 대표팀의 주축 선수가 됐지만 월드컵은 여전히 그에게 시련을 줬다. 4년 전 당시 눈물이 '분함'의 눈물이었다면, 이날 보여준 손흥민의 눈물은 패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공격수로서, 팀의 주축으로서 가진 '책임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