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넘은 박병호 "이승엽 선배는 논외의 선수…난 따라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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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은 박병호 "이승엽 선배는 논외의 선수…난 따라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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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은 박병호

KBO리그 최초 9년 연속 20홈런 금자탑

"에이징 커브 논란에도 영입해준 kt…보답한 것 같아"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승엽(은퇴)의 기록을 넘어 KBO리그 최초 9년 연속 20홈런 대기록을 작성한 박병호(36·kt wiz)는 "이승엽 선배는 논외의 선수"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박병호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작렬, 2012년부터 이어온 연속 시즌 20홈런 기록을 9시즌으로 늘린 뒤 "꾸준히 장타를 날려 좋은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승엽의 기록을 깼다'는 말에 "이승엽 선배는 그저 대단한 선수이자, 기록 논외의 선수"라며 "난 이승엽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갈 뿐"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남은 선수 인생에서도 이승엽을 본받겠다는 말로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는 40대에도 꾸준히 홈런을 쳤다"며 "나 역시 체력관리를 잘해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이승엽과 비교에 손사래를 쳤지만, 그 역시 KBO리그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대타자다.

그는 오랜 기간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한 뒤 꽃망울을 터뜨렸고, 2012년부터 KBO리그를 호령하는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과 2015년엔 2시즌 연속 50홈런을 터뜨렸고, 2016년과 2017년엔 미국프로야구에서 뛰기도 했다.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는 2019시즌부터 확연한 하락세를 탔다. 2020시즌엔 타율 0.223, 2021시즌엔 타율 0.227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두 시즌 모두 20홈런을 턱걸이로 넘었다.

주변에선 박병호의 스윙 스피드와 강속구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며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선수 기량이 꺾이는 현상)를 의심했다.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원소속팀 키움은 박병호를 잡는 데 주저했다.

이때 박병호의 손을 잡은 건 kt였다.

kt는 박병호를 잡는 데 5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박병호에겐 계약기간 3년 총액 30억원을 안겼고, 원소속팀 키움엔 보상금 22억5천만원을 지불했다.

박병호는 "kt는 보상금까지 지급하면서 나를 잡아준 구단"이라며 "이강철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은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내게 힘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kt 관계자분들의 믿음에 부응하고 싶었다"며 "20홈런을 달성해 기쁜 이유"라고 전했다.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사실 6월 들어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며 "이런 가운데 강백호, 앤서니 알포드가 자기 역할을 해줘 내가 비교적 편하게 타격에 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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