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소 스포츠뉴스 "눈 뜨고 타격해" 감독 농담에 채은성, 3연타석 홈런으로 화답

채은성(30·LG 트윈스)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린 뒤 눈 근처로 가져갔다.

류중일 감독도 같은 동작을 하며 채은성을 맞이했다.

LG 사령탑과 '홈런 타자'가 즉흥적으로 만든 세리머니였다.

채은성은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7타점을 올렸다. LG는 채은성의 활약 속에 9-5로 승리했다.

LG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5-0으로 이겼다. 1차전 채은성의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그 이상을 원했다.

경기 뒤 만난 채은성은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난 뒤 잠시 쉬는 시간에 감독님께서 '눈 뜨고 타격하라'고 뼈 있는 농담을 하셨다"고 전하며 "홈런을 친 뒤, 그 말씀이 생각나서 두 손으로 안경을 만들어봤는데 감독님께서 받아주셨다"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채은성만큼이나 류 감독의 기분도 좋았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채은성이 자신의 응원가처럼 날아올랐다"라고 총평했다.

이날 채은성은 1회, 3회, 5회 연거푸 외야 펜스를 넘기며, 개인 첫 3연타석 홈런을 쳤다. 올해 KBO리그 1호이자, 역대 54호다.

이날 전까지 연타석 홈런도 친 적이 없었지만, 10일에는 한 번 불붙은 배트가 세 차례나 불을 뿜었다.

0-0이던 1회말 2사 1, 2루, 채은성은 NC 사이드암 선발 박정수의 시속 144.4㎞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3점 아치를 그렸다.

3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임창민의 시속 133.5㎞ 슬라이더를 통타해 3점포를 쳤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홍성민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뒤 채은성은 "더블헤더 1차전을 포함해서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이병규 코치님께서 '타격감이 떨어질 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하셨고, 나도 좋은 생각만 하려고 했다"며 "타석에서는 노리는 공이 오면 헛스윙을 하더라도 머뭇거리지 않으려고 했다. 홈런을 의식한 건 아닌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채은성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격에 눈을 뜬 덕에 LG는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채은성은 "더블헤더는 정말 힘들다. 경기 당일도 힘들지만, 후유증도 있다"고 했다.

그나마 피로를 줄여 주는 건, 승리다. 이날 LG 선수들은 채은성 덕에 피로감이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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