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란 벽을 쉽게 못넘을 것 같긴 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공식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신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한 독일을 상대로 쉽진 않겠지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다소 자신없이 이야기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밤 11시 독일과 피할 수 없는 경기를 펼친다.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독일을 반드시 꺾어야 하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면 된다.

하지만 주위의 평가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이며 지난 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상대로 승리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신 감독의 말도 이런 분위기였다. "쉽지 않다"고 독일의 전력을 인정한 신 감독은 "독일이 강하다. 공은 둥글다.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이 이기지 못할 법이 없다"고 말했다. 

평소 여우처럼 능글맞게 상대를 평가하며 자신만만하던 모습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힘든 것이 사실", "독일이 한수위", "마지막 절규" 등 다분히 상대 독일을 의식하는 말을 많이 했다.

이에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기자회견 후 "경기 전날 인터뷰는 팬들에게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하는 메시지"라며 "상대가 강하지만 '그러나' 라면서 그 다음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위원은 "이게 트릭이면 좋은데 인터뷰 자체는 좀 그렇다. 프로답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뭐라 할 수 없는 것이 이런 것도 작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느낌"이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다소 고분고분해진 신 감독의 말이 '트릭'이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 위원의 말이다. 현실의 벽은 높은 게 맞다. 하지만 자신감마저 상실한 채 경기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