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태풍으로 떠올랐다.

모국 일본은 물론 미국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14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4승 달성에 실패했으나 6⅓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1실점에 그쳤다. 이날 탈삼진 행진으로 오타니는 칼 스푸너(브루클린 다저스·1954년), 케리 우드(시카고 컵스·1998년)에 이어 메이저리그 사상 3번째로 데뷔 시즌 첫 6경기에서 11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계 최초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는 '오타니의 9이닝당 탈삼진율이 11.85에 달한다'며 '규정 이닝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 닥터K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엄청난 기록'이라고 추켜세웠다.

타석에서도 확실하게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20경기 69타수 24안타(5홈런),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 0.348, 장타율 0.652, OPS는 (출루율+장타율) 1.044다. '미국에선 안 통할 것'이라던 투-타 겸업 '이도류'는 시즌 초반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렇게 되자 오타니가 '리얼 이도류'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등판일에는 투구에 집중하고 그 외의 경기에 타석에 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이던 지난 2016~2017시즌에는 선발로 등판한 날 지명타자 대신 타석에 서면서 '리얼 이도류'를 실천한 바 있다. 에인절스는 니혼햄(퍼시픽리그)과 마찬가지로 지명타자 제도가 존재하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투-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메이저리그에서의 리얼 이도류'라는 궁극의 그림까지 그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그런 시나리오를 생각해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지명타자 대신 오타니를 쓸 경우) 전략적으로 불리해진다"고 선을 그었다. 지명타자 자리에 오타니가 들어갔다가 경기 초반에 무너질 경우 마운드를 이어 받는 투수들이 줄줄이 타석에 서야 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 소시아 감독은 "9월쯤 되야 그런 것(리얼 이도류)을 생각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팀과 경기를 할 때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최근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오는 7월 1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질 LA 다저스전에서 리얼 이도류를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