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발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한 곽빈(23)은 시즌 초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19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6회까지 6피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시즌 7번의 등판에서 곽빈이 얻은 승리는 단 1번뿐이다.

승리가 적어서 억울한데, 4번이나 패전 투수가 됐다는 게 더욱 아쉬울법하다.

등판할 때마다 최소 5이닝씩 책임지고, 평균자책점 2.82로 리그 14위를 달리는 '미래의 에이스'에게 승리가 부족한 결정적인 이유는 타선이다.

스포츠투아이가 공개한 곽빈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고작 1.00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꼴찌다.

팀 동료 로버트 스탁(33)이 4.13점의 득점 지원 덕에 시즌 4승(1패)을 따낸 것과 비교된다.

득점 지원은 투수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동료들이 언젠가는 듬뿍 점수를 내줄 거라는 기대를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수밖에 없다.

곽빈처럼 규정이닝을 채운 2점대 평균자책점에도 고작 1승에 그친 선수는 두 명이 더 있다.

알버트 수아레즈(33·삼성 라이온즈)는 평균자책점 2.28로 KBO리그 데뷔 시즌을 인상적으로 시작했지만, 8번의 등판에서 승리는 고작 1번뿐이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것도 두 번이나 된다.

4월 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7이닝 2실점(1자책점), 4월 27일 대구 LG 트윈스전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타선 침묵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KIA 타이거즈의 젊은 에이스 이의리(20)는 2년 연속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지난 시즌 94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61로 KBO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지만, 승리(4승)보다 패전(5패)이 많았다.

올해는 평균자책점 2.93으로 한층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여전히 1승 2패에 그친다.

최근 경기인 지난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은 7이닝 5피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에도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이들 3명과 조금 성격이 다르긴 해도, 백정현(35·삼성) 역시 운이 안 따라준다고 하소연할법하다.

백정현은 7번의 등판에서 승리 없이 4패만을 기록 중인데, 규정이닝 투수 중 유일한 '0승' 투수다.

평균자책점 5.71로 잘 던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6이닝 7피안타 2실점)처럼 잘 던진 경기에서도 패배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