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만루포 강승호 "고개 흔드는 투수 보고 체인지업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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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만루포 강승호 "고개 흔드는 투수 보고 체인지업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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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만루포 강승호

두산 7연승 이끈 4회 역전 결승 만루 홈런

"홈에서 한 10명이 기다리는 줄 알았다"

만루 홈런의 주인공 두산 강승호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야구의 꽃인 홈런, 그중에서도 만루 홈런은 선택받은 일부 선수만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다.

만루 홈런의 짜릿함을 맛본 선수들은 1루와 2루, 3루를 거쳐 홈에 돌아왔을 때 앞서 있던 주자 3명이 나란히 자신을 기다릴 때 가장 뿌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29)도 프로 데뷔 10년 만에 3명의 동료와 홈에서 홈런의 기쁨을 나누는 뿌듯한 경험을 했다.

강승호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1로 맞선 4회 2사 만루에서 키움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왼쪽 담을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시즌 5호 홈런이자, 프로 통산 32개의 홈런 가운데 첫 번째 그랜드슬램이다.

경기 후 만난 강승호는 "정말 짜릿했다. 자주 친 선배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만루 홈런이 처음이다 보니 정말 좋았다.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돼서 더 좋다"고 했다.

이어 "홈에서 한 10명이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다"는 재치 있는 말로 동료들의 뜨거운 환대 분위기를 전했다.

강승호의 만루 홈런에 왁자지껄했던 홈 플레이트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루 주자였던 양석환은 홈에 들어온 강승호의 머리를 잡고 흔들어 축하했다.

둘이 특별한 말을 했느냐고 묻자 그는 "석환이 형에게 그만하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체인지업을 노린 강승호의 만루 홈런은 노림수에서 나왔다.

바로 전 타석에서 강승호는 최원태의 체인지업에 속아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는 "슬라이더나 커브가 들어올 거로 생각했는데 체인지업이 와서 당했다. (체인지업을 던지기 전에) 투수가 고개를 많이 흔들었는데, 만루에서도 똑같이 고개를 흔들기에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겠다 싶어서 노렸는데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강승호는 만루 홈런이 프로 무대에서는 물론이고, 중·고교 학창 시절에도 쳐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강승호의 힘찬 홈런 스윙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초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친 것 같지만,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고 밝힌 그의 홈런 덕분에 두산은 키움을 5-2로 제압하고 7연승을 달렸다.

7월 들어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두산은 전반기 막판 상승세와 함께 3위에 안착했다.

강승호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지만, 감독님과 코치님부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고, 좋은 선배들이 팀을 잘 이끌어준 덕"이라고 했다.

연승 기간 강승호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한다.

최근 4경기에서 그가 쓸어 담은 타점만 11개다.

강승호는 "고토 고지 타격 코치님과 이영수 (타격 보조)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특히 전력 분석에서 많이 도움받았다. 덕분에 타석에서 좀 더 편하게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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