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트로네 코치 위한 승리…눈물 삼킨 콘테와 토트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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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트로네 코치 위한 승리…눈물 삼킨 콘테와 토트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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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트로네 코치 위한 승리…눈물 삼킨 콘테와 토트넘 선수들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손흥민(30)을 포함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은 최근 세상을 떠난 잔 피에로 벤트로네 코치를 마음에 품고 경기에 나섰다.

토트넘 선수들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원정 경기에 킥오프에 앞서 1분간 박수로 벤트로네 코치를 기렸다.

상대 팀인 브라이턴 선수들과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동참했고,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토트넘 구단은 6일 벤트로네 피지컬 코치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들은 사인이 백혈병이라고 전했다.

벤트로네 코치는 지난해 11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콘테 감독과 함께 팀에 합류했다.

강도 높은 '지옥 훈련'으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선수들에게는 신뢰를 얻었다.

올 시즌 초반 골 침묵에 시달린 손흥민도 지난달 레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인생의 지혜를 가진 벤트로네 코치는 내게 좋은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시는 분이다. 그는 정말 큰 도움을 줬다. 힘들 때 언제나 '빅 허그'로 나를 안아줬다"고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최근까지도 벤트로네 코치는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선수 관리법과 훈련 철학 등을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이미 대퇴 사두근이 커 더 발달시킬 필요가 없다. 손흥민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속도이며, 우리는 힘보다는 그의 균형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벤트로네 코치의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선수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은 이날 '잔 피에로, 당신을 언제나 가슴 속에'(Always in our hearts, Gian Piero)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고, 검은 완장을 팔에 둘렀다.

'잔 피에로'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에 선수들이 메시지와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토트넘은 브라이턴전에서 1-0 승리를 벤트로네 코치 영전에 바쳤다.

이날 손흥민의 도움으로 결승골을 기록한 해리 케인은 경기 뒤 "힘든 한 주를 보냈다"고 털어놨고, 벤트로네 코치에게 골을 바친다고 밝히며 눈물을 삼켰다.

라이언 세세뇽은 "오늘 벤트로네 코치를 위해 경기를 했다"고 전했으며 맷 도허티는 "벤트로네 코치는 코치 이상의 존재였다. 친구였다"고 추억했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벤트로네 코치의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애도했다.

콘테 감독은 "솔직히 경기에 집중하기가 정말 어려웠다"면서 "벤트로네 코치가 모든 선수의 마음속에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선수들은 고통으로 절망했지만, 인생에는 때때로 좋지 않은 때가 있다. 그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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