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시아 허들 여제' 정혜림(35·광주광역시청)이 전국체전 7연패를 달성했다.

부상과 재활을 딛고 얻어낸 결과여서 더 값지다.

정혜림은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100ｍ 허들 결선에서 13초32로 우승했다.

등 뒤로 바람이 초속 2.2ｍ로 불어 기록이 공인되지 않았지만, 정혜림은 순위 싸움에서 승리하며 종목 7연패에 성공했다.

2위는 13초41에 달린 조은주(33·포항시청)였다.

정혜림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체전 여자 100ｍ 허들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체전이 취소되고, 2021년에는 고등부 경기만 열렸다. 정혜림은 9년 사이에 열린 7번의 전국체전 여자 100ｍ 허들에서 모두 우승했다.

올해 메달은 조금 더 특별하다.

정혜림이 허들 경기에 출전한 건, 2021년 7월 고성 실업육상대회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 사이 정혜림은 부상과 재활을 반복했다.

그러나 정혜림의 기량은 여전했다. 올해 처음 출전한 허들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혜림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아시안게임 이력이 정혜림의 이력을 압축한다.

정혜림은 2010년 광저우에서는 예선 탈락했고, 2014년 인천에서는 마지막 허들에 발이 걸리는 불운 속에 4위를 했다.

절치부심한 정혜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3초2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0대 중반에도 정혜림은 100ｍ 허들 국내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개최할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정혜림에게는 개인 4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 설 기회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