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의 역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18일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리 대표팀은 동아시안컵에서 좋은 역사를 써 왔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올해 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회는 19일부터 27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되며,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이 경쟁한다.

한국은 2003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최근 3연패(2015, 2017, 2019)를 달성하는 등 역대 최다인 5차례 우승을 일궜다.

벤투 감독은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두 번째 동아시안컵에 나서는 벤투 감독은 "2019년 대회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당시에는 우리가 개막 일주일 전부터 모여 훈련했지만, 이번에는 K리그가 진행 중이라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대회 4연패와 함께 대표팀은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옥석 가리기에도 집중한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합류는 어렵다.

K리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린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는 기존에 자주 선발되던 선수뿐 아니라 새로 발탁된 선수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수들이 16일까지 K리그를 소화했고, 대회 일정도 빡빡한 만큼 체력 문제를 고려해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2019년 대회와는 차이가 있다"고 거듭 설명한 벤투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건 힘들겠지만, 이게 현재 상황이다. 우리가 선발한 선수들로 대회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고, 새로운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축구와 유럽 축구의 차이를 묻는 말에 "다른 대륙인 유럽과의 비교는 어렵고, 비교할 필요도 없다. 비교하는 것은 최선의 발전 방법은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아시아 축구의 발전에 대해 "모르는 부분은 이야기하기 어렵고, 한국 상황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성장할 부분은 많다. 대표팀이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안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최선의 환경이 갖추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회에 참가하는 일본, 중국, 홍콩 대표팀 감독들도 저마다 각오를 다졌다.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기용하려고 한다. 모두 J리그 선수들로 팀을 꾸렸는데, 국내파 선수들이 가치를 증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이지만 이번 대회 지휘봉을 잡은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할 강한 상대가 두 팀이나 있다.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는 좋은 테스트 기회이자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우리 자신에 집중하며 이전보다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에른 안데르센 홍콩 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세계 랭킹 145위 팀이다. 강한 팀들을 상대하게 됐는데, 이곳에서 발전하고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출사표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