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유럽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신 감독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전술가 능력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경험, 셔츠 하나만 걸쳐도 멋이 나는 패셔니스타와 같은 면모 때문에 유럽의 명장들과 곧잘 비교된다. 아시아의 지도자를 잘 모르는 유럽 언론 입장에선 신 감독이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26일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한국-독일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독일 기자가 첫 번째 질문 기회를 받자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프 감독과 비교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어본 것이다. 독일 미디어에서 셔츠 입은 둘의 사진을 나란히 실어 비교한 적도 있었다. 물론 뢰프 감독은 독일 대표팀을 12년 넘게 지도하며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 지난 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이끄는 등 세계적인 명장으로 올라섰다. 신 감독은 월드클래스는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돋보일 정도는 된다. 2년 전부터 중국 구단에서 거액의 러브콜을 받고 있으나 U-20 대표팀, 국가대표팀을 맡기 위해 거절하고 있다.

신 감독은 독일 기자의 질문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회견장 분위기도 밝아졌다. 신 감독은 “개인적으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 감독인 뢰프와 내가 비교되는 것에 감사하다”며 “기분 나쁘진 않다. 그 분이 워낙 멋있고 훌륭한 분이다보니 기분 좋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신 감독과 비교되는 인물은 뢰프 뿐만이 아니다.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을 앞두곤 스웨덴 언론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한국대표팀 베이스캠프를 찾아 김민우와 이용 등 대표팀 측면 수비수들에게 “신 감독이 아시아의 무리뉴라고 불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FC포르투와 인테르 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3개 클럽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포르투갈 출신 주제 무리뉴 감독의 아시아 버전이란 뜻이었다. 

당시 김민우는 “힘든 질문이라 당황스럽다. 신 감독님과 무리뉴 감독을 비교할 수는 없다”며 무리뉴의 업적을 치켜세운 뒤 “그러나 신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잘 이해시키려고 하는 지도자다. 공격적이고 최근에는 수비적인 부분도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굉장히 좋은 감독”이라며 신 감독을 칭송했다.

신 감독은 인터뷰 직후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 얘기를 듣고는 옅은 미소로 화답했다.